[해설]부산·대구銀의 서로다른 IT자회사 접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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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부산·대구銀의 서로다른 IT자회사 접근법
  • 안호천 기자
  • 승인 2011.03.15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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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을 중심으로 하는 BS금융지주가 15일 출범기념식을 갖고 금융지주사로 공식 출범했다. 대구은행도 오는 5월 금감원의 본인가를 예상하고 있다.

두 은행은 지난해 9월 기준 자산총액이 각각 36조2836억원과 32조9684억원으로 지방은행 중에서 1, 2위의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IT예산도 720억과 600억원으로 비슷하다. 라이벌 은행답게 비슷한 시기에 금융지주사 설립을 추진했고 현재 진행 중인 차세대 프로젝트 역시 몇 개월의 차이를 두고 착수했다. 지난 2006년엔 공동 차세대 시스템 개발을 고려했을 정도로 두 은행은 유사점이 많다.

하지만 IT자회사에 대한 접근 방식은 사뭇 다르다. 부산은행은 지난해부터 공공연하게 IT자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온 반면, 대구은행은 지주사 설립안을 수립할 때부터 IT자회사에 대한 계획을 배제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구은행, 사업 다각화 후 IT자회사 검토=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양 금융지주사에 속한 자회사들의 면면을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15일 출범한 BS금융지주는 부산은행, BS투자증권, BS캐피탈, BS신용정보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대구은행은 대구신용정보와 지난해 인수한 교통카드 운영업체인 카드넷뿐이다. 금융지주사로서의 포트폴리오에서 일단 차이가 난다.

외부 사업도 중요하지만 IT자회사를 설립하는 가장 큰 목적은 지주사에 속한 자회사 간 시너지효과 창출에 있다. 대구은행으로서는 당장 IT자회사를 설립한다고 하더라도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대구은행은 지주사 설립 로드맵을 2단계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올해 5월 지주사가 출범하기까지의 준비 과정이 1단계라면 2단계에서는 내년부터 캐피탈과 저축은행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동시에 IT자회사 설립도 검토할 예정이다.

대구은행에서 IT자회사 설립과 IT아웃소싱에 대한 이야기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있었다. 하지만 특별한 이득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검토 단계에서 흐지부지됐다. 내부 사업만을 통해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고 대구 경북 지역에 수주할 수 있는 IT사업 물량이 그만큼 많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자회사를 늘리고 각 자회사에 대한 경영전략을 제시할 정도로 지주사의 역량이 높아지게 되면 충분히 IT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물론 짧은 시간 내에 가능한 일은 아니다.

◇IT자회사 필요성은 두 은행 모두 공감=공식적으로 지주사가 출범함에 따라 부산은행은 본격적으로 IT자회사 설립에 착수할 예정이다. 부산은행은 지난해부터 전략기획부 내에 IT자회사 추진반을 꾸리고 설립 준비작업을 추진해왔다. 이미 사무소 위치까지 정해둔 상태다.

은행과 증권, 캐피탈, 신용정보 등 각 자회사들의 IT프로젝트 지원과 인력 공급, 부산과 근교 도시 기업체에 대한 IT서비스 제공이 부산은행이 IT자회사를 설립하려는 목표다. 공동구매 등을 통한 시너지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인력과 자원을 모두 통합하는 시중은행의 공유서비스센터(SSC)와는 그 형태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밝힌 바대로 대구은행의 IT자회사는 내년부터 검토가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공통점은 부산은행이나 대구은행 모두 IT자회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단기 프로젝트에 투입할 네트워크나 보안 전문가 필요할 때 새롭게 인력을 충원하는 게 아니라 IT자회사로부터 지원을 받는 등 여러 가지 이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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