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문 열어젖힌 나보타, 상반기 美수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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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포문 열어젖힌 나보타, 상반기 美수출↓ 왜?
  • 남두현 기자
  • 승인 2020.07.1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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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선발주자 역할 위한 정부지원 필요" 지적도

[프레스나인] 올해 상반기 미국향 보툴리눔 톡신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절반가량 감소한 100여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포문을 연 미국으로의 보툴리눔 톡신 수출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대폭 감소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국산 보툴리눔 톡신은 지난해 2월 대웅제약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승인을 받으면서 첫 수출물량 선적이 시작됐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선적물량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관세청, 단위 1000달러)
(자료=관세청, 단위 1000달러)

관세청 수출입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툴리눔 톡신(HS코드 3002903090) 미국 수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194억원보다 48.8% 감소한 99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2분기(4~6월)는 6000만원 물량선적에 그쳐 사실상 선적물량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동기 161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99.6%가량 낮아진 규모다.

HS코드 3002903090는 ‘톡소이드(toxoid), 크리프독소(crypto-toxin), 항독소(anti-toxin) 등의 독소 중 색시톡신(saxitoxin)과 리신(ricin)을 제외한 나머지 독소를 포함하는 세관번호’로, 보툴리눔 톡신 제품 외에 다른 항목들도 일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비중을 보툴리눔 톡신이 차지하고 있고, 현재까지 미국 허가제품이 나보타 뿐인 만큼 이 세관번호로 나보타 수출액을 가늠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이 HS코드의 미국 수출액은 나보타 미국 판매승인 이후인 2019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천만원 단위 수출이 이뤄지던 보툴리눔 톡신은 작년 3월 한달간 32억원으로 수출액이 뛰어올랐다. 5월 출시를 대비한 선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코로나19로 보툴리눔 톡신 수요가 감소하면서 미국으로의 수출은 올해 4월 700만원, 5월 3600만원, 6월 1700만원 규모로 내려앉았다.

한편에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모처럼 열어젖힌 미국 시장인 만큼 나보타의 재기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다른 후발주자들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단 분석이다.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국내 바이오업체 대표는 “(성분논란이 있었던)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로 인해 글로벌에서 한국 (유전자치료제) 제품 이미지가 추락했다”면서 “한국과 같이 미국허가 제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선발주자의 역할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균주 도용 논란에서 혜택을 보는 것은 미국 기업인 엘러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에서도 국내 바이오의약품 이미지를 고려,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단 주장이다.

한 바이오업체 연구원은 “엘러간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관점에선 이같은 국내 기업간 다툼은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이득이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보타가 미국시장에서 주춤한 사이 보툴리눔 톡신 수출에서 음성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수출은 비허가 제품으로서 보따리상 등을 통해 넘어가는 음성시장(블랙마켓)과 합법시장(화이트마켓)이 공존한다. 그중 국내 허가제품이 없는 중국 암시장으로의 수출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수출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나보타 미국시장 진출을 기점으로 합법적 수출시장이 확대될 거란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전체 수출액의 10%대를 차지하던 나보타 수출이 대폭 감소하면서 중국 암시장으로의 수출비중은 77.1%(약 620억원 중 478억원)로 높아졌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ITC)에서 권리 침해에 해당하는 것을 ‘엘러간의 보톡스'라고 적시한 것이 사실이라면, 균주를 둘러싼 다툼에서 결국 승자는 엘러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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