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입성하는 씨엔알리서치, 스팩 합병 계산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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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입성하는 씨엔알리서치, 스팩 합병 계산서는
  • 최광석 기자
  • 승인 2021.11.08 05:5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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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청구권 인한 현금 유출 규모 관심…상장비용 회계처리도 재무제표 영향

[프레스나인]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와의 합병으로 코스닥 입성을 목전에 둔 임상시험수탁기업(CRO) 씨엔알리서치의 향후 재무제표에 관심이 모아진다.

앞선 스팩 합병 사례를 돌아봤을 때 매수청구권 행사가 과다할 경우 자칫 수십억원 상당의 현금 유출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상장비용이 합병회사의 2021년 사업년도 재무제표에 반영될 경우 당기순이익의 급락이나 당기순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엔에이치스팩17호는 지난 5일 주주총회를 열고 씨엔알리서치와의 합병계약 승인에 대해 의결했다. 

스팩은 상장의 도구가 되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상장 후 3년 내에 정해진 자본규모에 걸맞은 합병대상을 찾지 못하면 공모가에 일부 이자를 더해 투자자에게 돌려주고 청산한다.

이번 합병은 엔에이치스팩17호가 씨엔알리서치를 흡수하는 방식이다. 합병비율은 1대 26.8628054로 4547만3813주의 합병신주를 발행한다. 공모가가 2000원인 점을 고려했을 때 모집가액은 909억원이다. 

주총에서 합병계약이 승인됨에 따라 엔에이치스팩17호는 씨엔알리서치로 사명을 변경한다. 또  합병 완료시 윤문태 씨엔알리서치 대표이사가 존속회사의 최대주주가 된다. 

지난해부터 11월 5일까지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에 성공한 기업(합병기일 기준)은 총 23개다. 이중 절반이 넘는 13개 회사의 합병 때 주주들의 매수청구권 행사가 이뤄졌으며 그 규모는 평균 21억원에 달했다. 

매수청구권 금액이 가장 높았던 사례는 지난 6월 덴티스와 하나금융9호스팩의 합병이다. 

당시 매수청구권이 행사된 물량은 하나금융9호스팩이 146만5716주, 덴티스가 16만9213주다. 하나금융9호스팩과 덴티스의 매수청구권 제시가격은 각각 2080원, 1만5317원이었다. 

주주들의 합병 반대로 인해 하나금융9호스팩에서 30억원, 덴티스에서 26억원, 총 56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한 것이다. 

이밖에도 ▲네오테크(35억원)와 디비금융제6호스팩(3억원) ▲퍼스코리아(38억원)와 디비금융제7호스팩(0원) ▲엔에이치스팩15호(32억원), 아이비김영(5억원) ▲하나금융10호스팩(34억원)과 지엔원에너시 합병 때도 30억원 이상의 매수청구권이 발생했다. 

위 상위 5개 기업에서만 매수청구권 행사로 평균 46억원 상당의 현금이 빠져나간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엔에이치스팩17호는 대행업체를 고용해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합병계약 승인 위임장을 받았다. 이를 통해 임시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안건인 합병 건을 통과시켰다.

또 엔에이치스팩17호와 씨엔알리서치가 제시한 가격인 2011원과 5만3726원으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에 따라 산정된 가격으로 재협의를 하거나 재협의 결렬시 법원이 매수 가격을 정할 수 있어 관련 금액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매수청구권 확보가 회사의 자사주 매입이라는 의미는 있지만 합병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임상 수행 역량 강화 등을 추진하려던 씨엔알리서치 입장에선 현금 유출이 반가운 일은 아니다. 

엔에이치스팩17호는 현재 148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발행주식은 총 701만주다. 최대주주는 에이씨피씨이며 14.27%, 100만주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개인주주 등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수는 211만6610주(30.19%)다. 전체 주식 중 매수청구권 행사가 가능한 물량은 300만주가량이다. 

씨엔알리서치의 자산은 489억원이며 발행주식은 169만2817주다. 이중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133만주(78.57%)를 보유하고 있으며 투자조합 두 곳과 개인 등이 19.88%를 가지고 있다. 

만약 두 회사에서 각 5% 물량의 매수청구권 행사가 이뤄진다면 씨엔알리서치서 46억원, 엔에이치스팩17호서 3억원 등 총 49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한다. 

상장비용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스팩 합병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라 회계상 사업결합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에 이전되는 자산 및 부채의 공정가치와 부여일 시점에 발행할 자본의 공정가치와의 차이가 당기비용(상장 등 별도로 식별되지 않는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지급된 비용 성격)으로 처리돼 추후 재무제표에 반영될 때 순이익의 급락이나 당기순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엔에이치스팩17호가 임시 주총일 추정주가(2270원)로 산정한 상장비용 35억7600만원이다. 하지만 11월 5일 실제 종가는 2400원을 기록, 상장비용은 최소 40억원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스팩 합병 시 매도청구권으로 인한 현금 유출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으로 유입되는 자금보다 매수청구권으로 인한 현금 유출이 많아지는, 소위 ‘마이너스 상장’이 이뤄지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팩 합병으로 인한 상장의 경우 유입되는 현금은 많지 않다. 상장으로 100억원이 들어왔지만 매수청구권으로 140억원이 나간 회사의 사례도 있다”면서 “매수청구가 들어오면 회사는 무조건 받아줘야 한다. 우호지분이라고 보이는 물량도 생각보다 많이 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최근 상장한 다른 CRO 기업과 비교해도 적잖은 비중의 매수청구권 행사를 전망해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관련, 지난해 상장한 CRO업체인 드림씨아이에스는 807억원 밸류로 코스닥에 상장, 현재 시총(5일 종가 기준)은 589억원이 됐다.

드림씨아이에스 매출액은 235억원(씨엔알리서치 341억원), 당기순이익은 49억원(씨엔알리서치 25억원)이다.

씨엔알리서치의 밸류는 1157억원이다. 

앞선 관계자는 “상장을 추진할 때 회사 밸류를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하다. 시장과 투자자의 생각 이상으로 과도하게 밸류를 책정하면 마이너스 상장이 이뤄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매수청구권으로 인한 현금 유출과 상장비용을 부정적으로만 보긴 어렵단 의견도 있다. 상장을 통한 회사의 가치 상승을 우선시 한다면 이를 감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매수청구권으로 인한 현금 유출과 상장비용을)반드시 나쁘게 보긴 어렵다. 일단 상장이 목표기에 스팩 합병을 통해서라도 추진하는 것”이라며 “회사가 성장에 자신이 있다면 일단 돈을 쓰더라도 상장을 시키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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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월옥 2021-11-26 11:13:00
어떤 생각으로 매수 청구권 행사를 두렴다고 한 걸까?
또한
회계법인에서
비교기업으로
드맄씨아이에스 노터스 켐온 바이오톡스텍 4개를 기준으로 기준가 산정했는데
그 중 1개만
그것도 제일 저평가된 기업만 가지고 밸류 선정에 문제를 제기하는건 왜인지 묻고싶네요.

노터스 켐온 바이오톡스텍 등은 드림씨아이에스보다 시총도 훨 높은데비해 매출액 잋 영업이익은 낮습니다. 자신의 주장에 유리한 근거만 따로 빼서 비교하는게 아닌, 투명하고 공정하게 비교하는게 올바른 비교라고 생각하는데.

손이 2021-11-19 14:02:24
기자님께 묻습니다.
1. 매수청구권.
기사작성당시 2400원으로 시장가로 팔아도 매수청구권 행사가보다 20% 정도 높은데
왜 사람들이 매수 청구권을 행사할까요?
조사한 회사들은 매수청구권 행사기간 당시 1700~1800원대에 거래되던 친구들인데
얘는 기사 쓸 당시 2400원이었고 그 이후로도 2240원 이하로 내려간적이 없습니다.

2.상장회사와의 밸류 비교
가장 최근에 상장한 cro회사는 드림씨아이에스가 아니라
에이디엠코리아 이며 에이디엠코리아는 매출 135억 수준에 시총 1천 남짓이고
드림씨아이에스는 중국계자본등의 이유로 저평가 받은 건 아시는지 여쭤봅니다.
또한 회계에서 비교회사인 바이오톡스텍 및 켐온은 1300억 2000억 인데
매출액 및 순이익이 씨엔알리서치보다 작은건 아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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