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셋 업은 한미약품 ‘로수젯’ 2000억 매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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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셋 업은 한미약품 ‘로수젯’ 2000억 매출 도전
  • 최광석 기자
  • 승인 2022.08.0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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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수 사장 “확고한 근거 데이터 확보”…동등한 효능‧부작용 감소 등 강조

[프레스나인] 한미약품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의 매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고용량 스타틴(로수바스타틴) 단일제보다 중강도 스타틴과 에제티미브의 병용투여가 환자 치료에 더 유용하단 연구가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에 등재됐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고용량 스타틴 단일제 중심이었던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패러다임이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로수젯으로 대체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임상 연구 등 근거중심 마케팅을 기반으로 오는 2024년까지 2000억원대 처방 매출 달성에 도전한단 계획이다. 회사 대표 복합신약으로 자리매김한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패밀리’를 잇는 또 다른 핵심 전략 품목으로 키우겠단 복안이다. 

란셋에 등재된 이번 연구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있어 그동안 주로 이뤄졌던 고용량의 스타틴 단일제보다 중강도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투여가 환자 치료에 더욱 유용하다는 내용이다. 이번 연구에선 한미약품 로수젯이 중심 약제로 쓰였다.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10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15년 출시된 로수젯은 단일제 중심으로 이뤄지던 이상지질혈증 치료 분야에 새 치료 옵션을 제시하며 매년 1000억원대의 처방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전문의약품 중 1위 기록이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원외처방액 기준, 올 상반기 실적은 666억원이다. 

우종수 한미약품 사장 사진/프레스나인
우종수 한미약품 사장 사진/프레스나인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8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로수젯은 한미약품의 우수한 제제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최초로 선보인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복합제”라며 “우수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의료진과 국민들께 보다 안전한 효능의 우수한 치료제를 제공해 드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 사장은 “로수젯은 이번 란셋 등재 연구 외에도 6건의 임상연구 논문을 발표하는 등 확고한 근거 중심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며 “한미약품은 다양한 치료제 분야에서 의료진과 환자의 치료 옵션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과학적인 임상근거를 지속적으로 쌓아나갈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RACING’으로 명명된 이번 연구는 국내 26개 기관에서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환자 3780명을 대상으로 5년간 진행된 대규모 연구자 주도 임상이다. 장양수 차의과대학 교수가 책임연구자를 맡았으며 김병극, 홍성진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제1 공동저자로, 홍명기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진은 ASCVD 환자 3780명을 로수젯(로수바스타틴 10mg+에제티미브 10mg) 병용요법군 1,894명과 고강도 스타틴(로수바스타틴 20mg) 단독요법군 1886명으로 무작위 배정해 3년 동안 추적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 일차 평가변수인 투여 후 3년 시점에서 심혈관계 사망, 주요 심혈관계 사건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의 발생은 병용요법군 172명(9.1%), 단독요법군 186명(9.9%)으로, 병용요법에서 단독요법에 준하는(비열등) 효과가 나타났다. 이차 평가변수인 LDL-콜레스테롤 목표 수치(70mg/dL 미만) 도달률은 1년 시점 병용요법군에서 73%, 단독요법군에서 55%로 18% 차이를 보이면서,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군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2, 3년 시점에서 병용요법군은 각각 75%, 72%로 나타났고, 단독요법군은 60%, 58%로 관찰돼 LDL-콜레스테롤 목표 수치에 도달한 환자 비율이 모든 관찰 시점에서 병용요법군이 유의하게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목표 수치보다 더 낮은 ‘LDL-콜레스테롤<55 mg/dL’에 도달한 환자 비율도 확인했는데, 병용요법군에서 1, 2, 3년 시점에 각각 42%, 45%, 42%로, 단독요법군에서 25%, 29%, 25%로 나타나면서 병용요법이 단독요법보다 LDL-콜레스테롤 감소 효과가 유의하게 컸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대해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투여의 효과는 물론, 안전성까지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상 사례나 스타틴 불내성으로 연구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감량한 환자 비율은 병용요법군에서 88명(4.8%), 단독 요법군에서 150명(8.2%)으로 관찰됐다. 

김병극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지금까지 용량을 줄인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과 기존의 고용량 스타틴 단독요법을 비교한 1년 이상의 장기 추적 연구는 없었다”면서 “이번 대규모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을 통해 로수젯으로 대표되는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고용량 스타틴 단일제 대비 유용한 치료방법으로 제시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ASCVD 환자의 2차 합병증을 막기 위한 표준 치료법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고용량 스타틴 단일제보다 중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가 LDL-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떨어뜨리고 부작용도 적어 환자들에게 더욱 도움 될 수 있다는 결과인 만큼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콜레스테롤은 수치가 높으면 혈관벽에 지질이 쌓여 심장질환 발생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초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70mg/dL 미만으로 관리할 것을 권장한다. 유럽심장학회 등 해외에서는 심혈관질환 재발을 막기 위해 ASCVD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목표 수치를 55mg/dL 미만으로 권고하며 더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심혈관질환자들에서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막기 위해 콜레스테롤을 낮게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이때 간에서 LDL-콜레스테롤 합성을 저해하는 스타틴 약물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고용량의 스타틴을 투여해도 LDL-콜레스테롤이 조절되지 않거나, 약물 부작용으로 고용량 스타틴 유지가 힘든 경우도 있어 실제 임상 적용에서 어려움이 따른다는 게 연구진 지적이다. 

장양수 분당차병원 교수는 “ASCVD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처방하던 고용량 스타틴 요법은 근육통, 간 손상, 당뇨 등 부작용으로 약물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하지만 로수젯 같은 중강도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는 우수한 약물순응도를 기반으로 LDL-콜레스테롤 조절이 필요한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명기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고용량 스타틴 단일제를 오랜 기간 환자에게 투여할 때 여러 부작용 발생 가능성으로 의료진은 장기 처방에, 환자는 장기 복용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가 더욱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왼쪽부터)김병극 세브란스병원 교수, 홍범기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최동훈 세브란스병원 교수 사진/프레스나인
(왼쪽부터)김병극 세브란스병원 교수, 홍범기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최동훈 세브란스병원 교수 사진/프레스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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