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제약사 올해 누적 순이익이 코로나 특수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 매출증가와 맞물린 운전자본 증가와 법인세, 환율변동 영향으로 실제 유입된 현금은 전년보다 줄었다.

본지가 국내 상장 제약사 110곳(바이오텍 제외)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코로나 특수로 3분기 누적 매출 합계는 전년 대비 17.1%(23조8636억원→27조9457억원), 영업이익은 17.2%(4조4624억원→5조2317억원) 증가했다. 순이익도 26.9%(9735억원) 오른 4조5957억원을 달성하며 작년 총 순이익 4조4137억원을 3분기 만에 뛰어 넘었다.

3분기(누적) 제약사들의 역대 순이익을 달성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전년 동기대비 뒷걸음한 점이 눈에 띈다. 영업으로 벌어드린 이익에 비해 실제 수령금이 크게 축소된 것이다.

이들 기업이 기록한 3분기(누적)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조4951억원으로 전년도 3조7147억원 보다 6%(2200억원) 가량 줄며 처음으로 현금유입량이 감소했다.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순이익에서 유·무형자산의 감가상각 같은 현금유출이 없는 비용은 더하고 매출채권(+) 및 재고자산(+), 매입채부(-) 등 현금유입이 없는 수익은 차감하는 조정을 거쳐 기업이 실제 손에 쥔 현금을 뜻한다.

올해 영업현금흐름 감소는 매출확대에 따른 운전자본 상승과 지난해 순이익 확대로 올해 지불한 법인세, 그리고 환율변동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분기 기준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의 경우 올해 1분기 코로나로 인한 매출확대로 5%(5000억원) 가량 늘었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호실적으로 금년에 납부한 거액의 법인세도 영업현금흐름을 둔화시킨 요인이다. 

지난해 순이익 합계는 총 4조3713억원으로 전년도 3조1603억원 보다 38.3% 상승하며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작년 이익분에 대한 기업들이 추정한 법인세액은 총 1조4315억원으로 올해 세무조정을 거쳐 납부했다. 이는 전년도 1조1761억원 보다 21.7%(2554억원) 늘어난 액수다.

여기에 올해 진단키트 등 해외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올해 환율상승으로 외화환산이익 등 사실상 현금유입 효과가 없는 환율변동이익이 대규모로 손익에 반영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3분기 환율변동수익만 1800억원에 이르는 등 전년도 709억 보다 1737억원(245%) 는 2446억원을 인식했다.

셀트리온은 5118억원의 운전자본 조정과 올해 2224억원의 법인세 납부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370억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도 1739억원 외화환산이익 발생과 4370억원의 법인납부로 5993억원을 기록해 1조2248억원 순이익과 괴리를 보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1029억원의 법인세 납부와 1940억 규모의 재고자산 등 자산 및 부채 변동으로 1687억원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녹십자도 매출채권 증가(1130억원)와 법인세 납부(162억원) 여파로 -232억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미수금 증가 등 영향에 현금흐름이 653억원(순이익 1135억원), 353(순이익 708억원)억원으로 위축됐다. 

반면, 일성신약은 올 4월 대법원 결정에 따라 삼성물산 주식매수가액 결정 청구 소송에서 최종 승소함에 따라 미수금 정리효과로 2952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했다. 씨젠은 대규모 재고자산평가손실 인식과 매출채권감소에 따른 조정으로 1438억원의 법인세납부에도 2920억원의 현금유입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