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투자자 자금시장 불안에 속속 원금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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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투자자 자금시장 불안에 속속 원금회수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3.01.0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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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부진 겹쳐며 메자닌 풋옵션 가파른 증가세
지난해 2000억 회수, 절반 이상이 4분기 집중

[프레스나인] 제약바이오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이 자금시장 불안과 주가부진 영향으로 만기이전에 원금을 회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만기 전 메자닌(주식관련사채) 취득 규모는 총 2070억원(54건)으로 나타났다.

메자닌 투자자로서는 약정 원리금이 낮은 까닭에 투자종목의 주가상승 시기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노린다. 단, 향후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돌지 못할 것으로 판단할 경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를 통해 만기 이전이라도 원금을 회수 할 수 있다.

제약·바이오 주가 지표 중 하나인 KRX헬스케어 지수의 경우 지난해 30% 가까이 하락하는 등 최근 2년간 절반 이상 하락했다. 최근엔 자금시장마저 얼어붙자 현금확보 차원에서 투자자들이 속속 풋옵션 행사에 나서고 있다.

투자금 회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분기 풋옵션 행사액은 251억원에서 2분기 256억원, 3분기 520억원, 4분기 1042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추세다. 

나이벡은 2년 전 발행한 CB(6차 100억원)와 BW(7차 100억원)의 풋옵션 발동으로 지난달 150억원을 만기 전에 재취득했다. 현재 주가와 전환(행사)가액 간 괴리율이 크게 벌어지자 투자자들이 원금회수에 나섰다.

코아스템켐온도 2020년 발행한 1회차 CB(410억원) 중 72억원을 투자자 풋옵션 행사로 지난달 회수했고, 차바이오텍 역시 7회차 BW(500억원) 43억원어치를 거둬드렸다.

제노포커스 3회차 CB(100억원)도 2년 이상 만기가 남아 있음에도 90억원의 원금을 지급했다. 휴온스는 1회차 CB(500억원) 114억원, 엔지켐생명과학 2회차 CB(500억원) 405억원, 유틸렉스 1회차 CB(290억원) 49억원, 셀리버리 1회차 CB(230억원) 44억원을 지난 4분기에 만기전 취득했다.

외부 투자금으로 R&D 활동을 이어가야 하는 바이오기업으로서는 원금회수가 빨라지고 있는데다 최근엔 메자닌 발행액 마저 급속히 줄며 바이오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증시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기업 메자닌 발행 총액은 8821억원으로 전년도 2조420억원 보다 절반이 넘는 57%가 줄었다. 발행건수도 지난해 87건에서 39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제약바이오 기업 만기 전 사채취득 현황(2022년 기준).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제약바이오 기업 만기 전 사채취득 현황(2022년 기준). 자료/한국예탁결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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