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실손의료보험은 3000만명 이상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린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과 달리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는 사용한 의료비용을 각종 서류를 첨부해 보험사에 청구를 해야한다. 그런데 보험금 청구를 한다고 모두 받는 것은 아니다. 금액이 클수록 손해사정인이 집중적으로 ‘관리’에 들어가는데 보험금 청구가 거부당하는 경우도 있다.
한 실손의료보험 소비자는 “나는 30년 가까이 꼬박꼬박 보험료를 냈는데 왜 청구한 보험금을 1년 가까이 안주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유방암을 겪은 이 소비자는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으로부터 약 10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 받지 못하고 있다. “계속 추가적인 서류를 요청하면서 보험금을 지급 안하고 있다”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입원일당 문제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또다른 소비자는 “악마같다”라는 짧은 말로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실손의료보험은 장기보험이다. 한번 계약을 하면 계약기간이 수년간 계속된다. 그런데 실손의료보험을 가입하고 바로 병이나서 보험금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보험금이 들어와서 나가기 까지의 시간차로 보험사는 투자수익을 얻게 되는데 최대한 보험금 지급을 늦추는 것이 투자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법인 것이다.
삼성화재는 작년 한해 11조원의 장기 보장성 보험료를 거둬들였다. 납입된 보험료중 저축보험료에서 얻는 투자이익은 소비자에게 약정된 이율만큼 돌려주고 나머지 수익만 챙긴다. 그런데 위험보험료가 다시 소비자에게 돌아가기 전까지 머물면서 벌게되는 투자이익은 보험사가 모두 가져간다. 그렇기 때문에 조단위 보험금이 한두달만이라도 보험사 주머니에 더 머물게 되면 상당한 투자수익을 추가적으로 누릴수 있게 된다.
삼성화재는 2024년 상반기에만 약 5200억원의 투자이익을 올렸다. 복잡한 청구 절차와 청구 거절로 보험사들은 추가 이익을 즐기고 있지만 보상받지 못한 소비자들은 큰 경제적 부담을 안고 괴로워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2024년 컨센서스 순이익은 2.18조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한번 갈아치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장기보험을 통해 대부분의 이익창출을 하고 있다. 실손의료보험과 질병보험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장기보험에서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조만간 시행될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직접 챙기겠다고 최근 금융권 간담회에서 밝혔다. 소비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 중 하나는 보험금 청구 과정이다. 의료비 영수증, 진료비 세부내역서 등 다양한 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청구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간소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김 위원장은 보험업이 ‘상부상조’ 정신에 기초한 산업이라 특별함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손해보험사들의 추가이익을 위해 소비자를 고통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1년가까이 보험금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다시 암이 재발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