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매각 대두…IT통합 어디가 수월할까

2009-11-25     신혜권 기자
경기가 서서히 호전되면서 또다시 은행권에서 인수합병(M&A)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오래 전부터 매각을 추진한 외환은행이 그 논의의 핵심이다. 현재 외환은행 M&A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KB금융지주, 산은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이다. 현재로서는 그 어느 누구도 M&A를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알 수 없다. CIO BIZ+는 IT통합 관점에서 각 지주사별로 인수 시나리오를 구성해 봤다. <편집자 주>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3개 지주사 중 IT통합이 가장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산은금융지주다. 반면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했을 경우 IT 측면에서는 복잡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어느 금융지주가 인수하든 간에 주력 계열사인 은행과 IT통합을 추진해야 하는데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최근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거나 가동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IT통합은 산은금융지주 인수가 가장 수월=산은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은행인 산업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앞서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있는 은행이다.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따라서 만약 산은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산업은행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 방안에 외환은행과의 IT통합을 포함시킬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산업은행 2기 차세대시스템은 과거 신한·조흥은행 통합 차세대시스템처럼 구축하면 된다. 결국 어느 시스템을 기반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줄어들게 된다.

산업은행과 외환은행의 현 계정계시스템은 각각 지난 2001년과 2005년에 가동됐다. 산업은행의 계정계시스템은 어느 정도 노후화 된 상태로 신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외환은행의 계정계시스템은 구축된지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불투명한 경영상황으로 인해 많은 투자를 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외환은행 시스템을 기반으로 산업은행의 계정계시스템을 얹히거나 추가로 개발하는 것도 쉽지 않다. 외환은행의 카드시스템의 경우 산업은행이 별도로 카드시스템이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고도화를 추진하거나 그냥 사용하면 된다.

◇국민ㆍ하나은행, IT통합 쉽지 않을 듯=KB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가 인수하게 되면 다소 복잡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모두 최근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한 지 얼마 안된 상태에서 또 다시 외환은행과의 IT통합을 추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단 하나은행의 경우 유닉스 기반으로 차세대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동일한 환경인 외환은행의 계정계시스템을 연동해 사용하는 것은 일정 수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은행은 현재 계정계시스템이 메인프레임 기반이어서 이기종 환경인 외환은행의 계정계시스템과 연동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외환은행과의 IT통합 추진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두 은행 모두 기존 차세대시스템에 외환은행의 정보시스템을 통합하는 작업을 추가로 진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될 경우 당연히 인수 은행인 국민은행이나 하나은행의 정보시스템이 통합시스템의 기반이 될 것이다. 추가 비용 발생은 불가피하다.

◇IT조직 통합은 3사 3색=IT조직 통합에 있어서는 3개 금융지주사 모두 각기 다른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KB금융지주가 인수하게 될 경우 우선적으로 국민은행과 조직통합을 이룬 후 향후 전체 금융그룹 전략에 따라 KB데이타시스템과의 각종 통합 등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금융지주가 인수하게 될 경우에는 현 산업은행과 IT조직통합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산은금융지주가 초기 수준으로 검토 중인 IT자회사 설립이 확정되게 되면 일부 기획인력을 제외하고는 IT자회사로 이동하지 않겠냐는 시각이 제시되고 있다. 이럴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아웃소싱에도 일정부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

하나금융지주가 인수하게 될 경우가 가장 복잡한 상황이다. 현재 하나은행은 차세대시스템 안정화가 모두 완료되면 대부분의 IT인력을 하나INS로 이동할 방침이다. 앞서 하나대투증권 등의 금융계열사들은 모두 인력 이동을 마친 상태다. 새로 신설되는 하나카드는 아예 내부에 IT조직을 만들지 않았다. 따라서 외환은행의 IT조직도 자연스럽게 하나INS로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기존 외환은행 IT인력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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