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남승우 신한카드 IT본부장

2010-02-07     신혜권 기자
지난 2007년 옛 LG카드를 인수하면서 업계 1위에 올라선 신한카드. 합병 후 신한카드는 기존 두 회사의 정보시스템을 통합하는 등 합병 시너지 제고를 위해 숨가쁘게 달려 왔다. 그리고 2년이 지났다.

숨가쁘게 달려왔지만 신한카드는 당장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많아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IT인프라와 전략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런 만큼 신한카드의 2010년은 새로운 IT전략과 방향을 마련해야 하는 중요한 한 해라는 의미가 있다.

“올 상반기에 IT인프라 전체와 다양한 업무시스템, 그리고 콜센터와 정보계시스템 등 전반에 대한 진단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신한카드 IT의 새로운 밑그림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지주사에서 신한금융그룹 전체의 IT전략을 마련하다 지난해 8월 신한카드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새로 부임한 남승우 본부장은 신한카드의 IT인프라에 대해 다양한 플랫폼 사용으로 인해 여러 기술을 요구받고 있으며 합병을 거치면서 정보시스템 일부분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향후 IT의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달이나 늦어도 내달 중 현 정보시스템 수준을 진단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 TF팀은 먼저 진단 대상의 정보시스템을 파악한 후 상반기 중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남 본부장은 TF팀 활동을 통해 현 정보시스템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3가지 정도의 시나리오가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
우선 첫째는 IT인프라는 물론,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애플리케이션까지 모두 개선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될 경우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 즉,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애플리케이션 영역은 놔두고 IT인프라만 개선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기존 메인프레임이나 탠덤 기반의 정보시스템을 유닉스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하게 된다.

세번째는 현 업무시스템을 유지한 채 일부 기능에 대해서만 업그레이드를 하고 콜센터나 정보계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3가지 방안 모두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어서 남 본부장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남 본부장은 “IT관점에서 보면 장기적으로 총소요비용(TCO) 절감이나 비즈니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위해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좋지만 현업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데 큰 불편이 없다고 느낀다면 굳이 차세대 프로젝트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신한카드가 차세대 프로젝트를 하는 데 부담스러운 요인은 또 하나가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2006년 옛 LG카드 시절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한 바 있다. 따라서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또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정보시스템을 유지하는 것도 문제점이 많다. 우선 여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정보시스템이 구성돼 있어 이에 따른 개발자들도 다양하게 필요하다. 현재 신한카드는 하드웨어의 경우 승인시스템은 탠덤으로,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 등 정보계시스템은 유닉스로, 그외 대부분의 업무시스템은 메인프레임으로 구축돼 있다.

또 데이터베이스 솔루션도 오라클, 사이베이스, IBM, HP 등 다양한 제품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보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게 될 경우 계속해서 비용 낭비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애플리케이션 영역은 놔두고 IT인프라만 전면 교체하는 방안이 가장 강력하게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현 정보시스템에 대한 수준 진단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어떤 시나리오가 실제 실행될 지는 미지수다.

정보계와 콜센터 시스템에 대해서도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개선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남 본부장은 “정보계시스템의 경우 1400만명의 고객이 연일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쏟아 내고 있어 정보계시스템이 서서히 한계에 이르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늘어나는 데이터 양에 따라 그때 그때 디스크와 중앙처리장치(CPU)를 증설하고 있지만 이는 향후 비용 낭비 요인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남 본부장은 고민하고 있다.

콜센터 개선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영업점이 적은 카드사에게 콜센터는 홈페이지와 함께 매우 중요한 고객 접점 채널이다. 따라서 콜센터 성능에 따라 고객의 신뢰 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남 본부장은 “현재 일부 적용돼 있는 IP컨택센터를 전 콜센터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사전 투자대비효과(ROI)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IT조직의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도 현재 남 본부장의 주요한 고민 중 하나다. 즉 그동안 물리적인 정보시스템 등에 대한 통합만을 추진하다 보니 프로세스나 정책, 품질 측면에서 다소 문제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더욱이 오랜기간 IT아웃소싱을 수행하다 보니 자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 대대적으로 손질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남 본부장은 “앞으로 모든 IT인력의 결과물에 대해서는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시각화해서 이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개발 품질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현업과 IT조직간의 프로세스나 역할과책임(R&R)을 명확히 하는 작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전체 프로세스 상에서 문제점을 찾아내는 TF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그룹 정책의 일환으로 IT운영 업무를 IT계열사인 신한데이타시스템으로 이관했다. 그동안 신한카드는 LG CNS를 통해 토털IT아웃소싱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운영업무가 이관돼도 아웃소싱 계약 주체만 신한데이타시스템으로 변경될 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

남승우 신한카드 IT본부장은

연세대학교 수학과와 동 대학원 전산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83년에 한국장기신용은행 전산부에서 프로그래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86년부터 한국HP에서 시스템 엔지니어, 컨설턴트, 서비스 매니저로 활동했다. 2001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고객서비스 컨트리 매니저로 근무하다 지난 2004년 신한금융지주사 IT기획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그룹의 다양한 IT전략수립과 신한·조흥은행, 신한·LG카드의 통합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9월부터 신한카드 CIO인 IT본부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