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률 역대 최고라지만…공무원·대기업에만 몰리는 청년 구직자
2016-03-16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2월 15~29세 청년 실업자는 56만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7만6000명 증가했다. 청년실업률은 12.5%로, 1999년 6월 실업자 기준을 구직 기간 1주일에서 4주일로 바꾼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월이 대학 졸업시즌인 영향이 있지만 공무원 채용 응시자 증가가 청년실업률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올해 공무원 채용 인원을 늘리며 응시자도 3만2000명 늘어난 영향이 컸다”며 “응시자 가운데 2만3000명이 청년층으로 보이는데, 이 때문에 청년실업률이 0.5%P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 부진으로 기업 채용이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016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109개 기업(전체의 52.2%)이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작년만큼 뽑겠다`는 기업은 57개(27.2%), `작년보다 더 뽑겠다` 19개(9.1%), `작년보다 덜 뽑겠다` 22개(10.5%)였으며, `한 명도 안 뽑겠다`는 기업도 2개(1.0%)가 나왔다. 대부분 작년 수준이거나 덜 뽑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은 신규 채용을 못하는 이유로 일자리 부족(적정 T/O 없음 29.9%) 때문이라고 밝혀, 우리 경기 전반의 신규 투자기조 쇠퇴와 내수 침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중견·중소기업은 절반이 넘는 70%가 신입과 경력 채용계획을 갖고 있지만 직무능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거나 중도 퇴사 등을 이유로 채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소·중견기업이 경력직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는 `기대에 못 미치는 급여 및 복리후생(25.9%)`이 가장 많았다. 뒤이어 `낮은 인지도(23.8%)` `열악한 작업환경과 높은 업무강도(13.7%)` `출퇴근 불편과 회사 주변 인프라 부족(12.8%)`을 들어 급여와 대외인지도가 채용에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입은 지원자 수가 적거나 허수 지원자, 중도 퇴사자 등 발생으로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국내외 경기상황 악화로 아직도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기업이 절반이나 되는 등 상반기 대졸 취업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2월 전체 취업자는 2541만8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2만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폭은 2015년 4월(21만6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획재정부는 “2월 취업자는 전년 기저효과, 설연휴·조사시점 등 특이요인으로 증가폭이 20만명대로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표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209개 기업 응답)
-채용계획 미정 52.2%
-작년만큼 뽑겠다 27.2%
-작년보다 덜 뽑겠다 10.5%
-작년보다 더 뽑겠다 9.1%
-한 명도 안 뽑겠다 1.0%
※표 2016년 중소, 중견기업 채용계획 조사(411개 기업 응답)
-채용계획 있다 71.5%
-채용계획 없다 20.9%
-모른다 7.6%
※채용하고자 하는 경력조건은(채용계획 있는 중소중견기업 대상)
-경력 21.4%
-신입 14.0%
-둘다 64.6%
※중견, 중소기업 직원 채용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직무능력을 갖춘 지원자 없음 24.7%
-지원자수 적음 21.4%
-허수 지원자 발생 12.1%
(위 세 개를 합쳐, 지원자 부족으로 겪는 어려움이 58.2%)
-채용 후 잦은 퇴사 26.0%
-전형 중 이탈자 발생 9.6%
-어려움 겪은 적 없다 6.2%
실업률 추이(자료:통계청, 단위:%)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