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때마다 다리 붓는다면, ‘하지정맥류’ 의심해야

2016-06-10     나윤선 기자
퇴근할 때가 되면 다리가 부어 아침에 신었던 신발이 맞지 않는 문제를 겪는 이들이 있다. 또 종아리가 더 두꺼워지고 저린 증상이 나타나거나, 푸릇한 혈관이 구불구불하게 튀어 나와 미관을 망치기도 한다. 이는 모두 하지정맥류 증상이다.
이 질환은 하지정맥 내 일방판막의 기능 장애로 인해 혈액의 역류를 포함한 표재정맥이 부풀어 오르는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이 힘줄이 튀어 나왔다고 표현하지만, 실상은 혈관이 늘어나 피부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이다. 방치할수록 점차 진행돼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퇴근 때마다 다리가 붓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이 질환을 의심해 검사를 받아 빠른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승준 광주하정외과 원장은 “이 같은 증상에도 검사를 받지 않고 하지정맥류를 방치하면 색소침착이나 신경손상, 창상감염, 모세혈관 확장성 매팅, 역류의 재발, 심부정맥, 혈전증, 폐색전증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진단 후, 증상에 맞는 치료나 예방법을 처방 받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원장에 따르면 이 질환은 일반적으로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고, 출산력이 많거나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발생 빈도가 높다. 유전적인 요인이 크지만, 오래 서 있는 직업을 가진 경우에서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고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생활 습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환이 발생하면 특별히 참기 힘든 통증이 생기거나 생명에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미용적인 문제로 병원을 찾게 된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동통이나 경련통, 피로감, 둔통, 하지의 안절부절증, 자통, 작열감 등 증상이 종종 나타나고, 피부 가려움증이나 피부경화, 궤양, 표재정맥의 혈전정맥염 등도 발견된다.

최 원장은 “정확한 진단은 표재정맥을 육안으로 확인하거나, 이학적 검사를 통해 혈액의 역류 유무와 하지동맥의 박동을 촉지해 확인할 수 있다”며 “혈관질환 검사실에서 도플러 초음파나 정맥 역류혈량측정법을 통해 진단과 정맥 부전의 정도를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모든 환자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고, 심각한 합병증이나 미용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압박스타킹을 착용하거나 생활 습관을 교정함으로써 가벼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최 원장에 따르면 압박스타킹은 운동 시나 걸어 다닐 때도 항상 착용하는 게 좋으며, 오래 앉아 있거나 장시간 서 있는 직업을 가진 경우에는 매일 착용이 권장된다. 휴식을 취할 때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되고, 혈관통과 같은 기타 증상이 있을 때에는 전문의를 통해 치료 방법을 상담받아야 한다.

치료 방법에는 혈관근본절제수술이나 혈관경화주사요법, 고주파를 이용한 정맥 내 폐쇄술 및 레이저 치료법 등 다양하다.

나윤선 기자 (nys@press9.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