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국내 최초 인공망막 이식 수술 성공
2017-06-29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 기자
54세 여성 환자는 유전성 망막질환으로 10년 전 시력을 완전 상실했다. 망막색소변성은 가장 흔한 유전성 망막질환이다. 태어날 때 정상 시력이지만 망막시세포 기능에 점진적 장애가 발생한다. 초기에는 야맹증을 주로 호소하고 시야 손상이 진행된다. 말기에는 중심부 망막이 변성되면서 실명에 이른다.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법이 없었다. 미국 FDA 승인과 유럽 CE 인증을 동시에 획득한 인공망막 기기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 안과 연구소 우마윤 박사가 개발한 '아르구스2'가 유일하다. 안구와 안구 내부 망막 위에 시각 정보 수신기와 백금칩을 이식한다. 안경에 부착된 외부 카메라, 특수 휴대용 컴퓨터기기와 연동해 시각중추에 신호를 전달한다. 미국, 유럽, 중동 등 망막색소변성 환자 230여 명에게 시행됐다. 4월 우리나라 식약처로부터 수입의료기기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신의료기술 평가 등 추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윤영희 교수팀은 인공망막 이식 수술 진행을 위해 2016년부터 환자 선정에 들어갔다. 첫 대상자로 선정된 이화정씨에게 다섯 시간에 걸쳐 아르구스2 내부기기를 이식했다. 수술 2주 후 외부기기와 내부기기 전자신호를 연결하는 작업도 마쳤다. 국내 첫 인공망막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이화정씨는 수술 전에는 강한 빛 존재만 희미하게 구분했다. 수술 후 한 달이 지나자 시력표 가장 위에 있는 큰 글자를 읽었다. 향후 20회에 걸친 재활로 기존에 알고 있던 사물이나 일생생활에 접하는 공간이 어떤 시각패턴으로 뇌에 인식되는지 훈련한다. 기본적인 일상생활과 독립 보행을 가능하게 하는 게 목표다.
윤영희 교수는 “망막색소변성은 약물치료가 불가능하고 현재까지 허가를 받은 치료 방법으로는 인공망막 이식 수술이 유일하다”며 “우리나라가 아시아를 대표해 인공망막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해 국내뿐 아니라 주변 국가 환자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