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에 '상품'을 더하다..유전체 분석의 진화

2017-07-13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 기자
@게티이미지뱅크
유전체 분석 업계가 피부, 미용, 건강관리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정보'에 '상품'을 더해 시장을 넓히고, 유전체 분석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 마크로젠, 테라젠이텍스 등 유전체 분석 업체는 식품·미용·건강식품 업체와 협업 또는 자체 상품을 활용해 맞춤형 건강관리 사업을 추진한다. 유전체 분석 정보를 바탕으로 질병 예측, 치료 영역을 넘어 건강 관리 영역까지 파고든다.

유전체 분석 기반의 산전 기형 검사 등을 주력으로 하는 EDGC는 하반기 생체 정보 활용 상품 매칭 플랫폼을 구축한다. 개인 유전체 정보, 운동량, 신체 정보 등을 결합해 건강기능식품·화장품 등을 추천한다. 화장품 성분을 분석해 피부 유전인자에 맞춤 제품을 추천하고,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사람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및 일반 식품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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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제공에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다. 셀바스AI 등 관련 업체와 협업해 AI 챗봇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한다. 개인 생체 정보가 바뀔 때마다 추천 상품을 업데이트하고, 동기 부여를 위한 보상 프로그램도 기획한다.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보험상품 등 관련 분야 8개 업체와 협약을 맺었다.

유재형 EDGC 부사장은 “유전체 정보와 건강 검진 데이터 등을 결합해 고혈압, 탈모, 피부질환 등을 예방하는 다양한 상품을 추천할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라면서 “76만개 유전체, 60개 질병에 대한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AI 기술을 결합해 기계가 맞춤형 상품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로젠은 지난해 LG생활건강과 합작사 미젠스토리를 설립했다. 마크로젠이 개인유전체 정보를 분석하고, LG생활건강이 보유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한다. 올해 안에 서비스를 출시한다. 장기 계획으로는 화장품 등 미용 제품 개발 협업과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도 검토한다.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진 리쥬브네이팅 스킨 크림'
테라젠이텍스는 유전체 분석으로 피부, 미용, 탈모 등 미래 상태를 예측하는 서비스 '진스타일'을 출시했다. 진스타일은 건강, 노화 관련 유전 특성을 분석하고 체질에 맞는 건강·노화관리 방향을 제시한다. 혈당·혈압·체질량지수(BMI) 등 대사증후군, 만성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여섯 가지 유전자 검사, 탈모·피부노화 등 외형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검사도 시행한다.

검사 결과에는 유전, 건강 상태에 따른 맞춤형 상품도 제공한다. '진스타일 스킨'은 피부 유전자에 따라 개인 선택하는 화장품이다. 건강기능식품과 탈모 예방 샴푸 등을 판매하고 있다. 피부과, 약국을 중심으로 개인이 유전체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면 맞춤형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유통 체계를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과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유전체 분석 업체가 건강관리·미용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개인유전체분석(DTC) 시장의 한계를 절감하기 때문이다. 기존 업계는 병원이 수탁한 유전체 분석 업무가 주 수익원이었다. 지난해 6월에 개정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인 대상으로 혈당, 혈압, 피부노화, 콜레스테롤 등 12개 항목에 대한 유전자 검사 길이 열렸지만 수요는 많지 않다. 질병 치료 영역이 아닌 단순 피부, 미용 분야에 비싼 유전체 검사를 받을 사람이 많지 않다.

유전체 분석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업체가 유전체 분석이 주력이긴 하지만 일회성에 그친다”면서 “정보를 연계한 상품화 전략으로 수익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