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폐이식 환자 65% 5년 이상 생존

2017-07-17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 기자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박승일 교수가(왼쪽 두 번째) 폐이식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원장 이상도)은 폐이식팀(박승일·김동관·심태선·홍상범 교수)이 200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폐이식을 받은 환자 41명을 분석한 결과 5년 생존율 65.5%를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1년, 3년 생존율도 각각 81.4%, 76.9%를 기록했다.

서울아산병원 성과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1년 생존율 55.3%, 3년 생존율 47.6%, 5년 생존율 44.8%와 비교해 뛰어나다. 세계 유수 폐이식센터 성적인 국제심폐이식학회 1년 생존율 85%, 3년 생존율 67%, 5년 생존율 61%와 비교해 더 높다.

국내외 폐이식 생존율
국내 폐이식 환자 수술 전 장기간 인공호흡기 사용이나 체외막형산화기(ECMO) 사용 비율은 외국과 비교해 높다. 세계적 수준 폐이식 생존율을 보이는 이유는 집도의 누적된 수술 경험과 중환자실 집중관리가 꼽힌다. 퇴원 후 외래에서 주의 깊에 관찰하고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도 한 몫 한다. 폐이식 환자를 위한 다학제간 진료시스템도 자리 잡았다.

폐는 인체 내 산소를 공급한다. 심장, 간, 신장 등 다른 장기와 달리 폐는 호흡과정 중 지속적으로 외부 공기에 노출돼 감염 위험이 높고 거부반응도 심해 폐이식 생존율이 높지 않다. 뇌사자의 이식 가능한 폐를 찾기 어려워 이식대기 기간도 길다.

폐이식을 위해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 이식대기자로 등록하고 기다리는 환자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한 해 평균 80명에 가깝다. 전체 이식 등록자 64%만 뇌사자로부터 이식 받는다.

국내 폐 이식 시행 현황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으로 이식 수술을 받은 41명 환자 중 남성이 27명, 여성이 14명을 기록했다. 나이는 50대가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9명, 30대가 7명이었다. 원인 질환으로는 폐가 딱딱하게 변해 사망에 이르는 특발성폐섬유증 환자가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폐이식 거부반응으로 인한 사망은 없었다.

폐이식은 폐섬유화증, 만성폐쇄성폐질환, 폐고혈압, 골수 이식 후 폐에서 발생한 숙주반응 등으로 극심한 호흡곤란을 겪는 경우가 대상이다. 완치되지 않은 암은 제외된다. 가급적 양쪽 폐를 동시에 이식한다. 간 이식은 재생능력이 있어 일부만 하는데, 폐는 뇌사자 양쪽 폐를 모두 이식한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간이나 심장 등 타 장기 이식 생존율은 이미 세계 의료계를 선도하지만 국내 폐이식 성적은 저조했다”며 “연구결과 폐이식 생존율이 세계 유수센터와 대등한 것으로 분석돼 말기 폐질환 환자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