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Study]우리투자증권 지능형 콜센터

2010-09-05     박현선 기자
고객센터(콜센터)에서 서비스 수준은 사용자 반응에 의한 음성자동응답장치(IVR) 기반 셀프서비스를 포함해 고객의 질문이나 불만을 얼마나 빨리 해결했는지에 달려 있다. 흔히 첫 통화해결률이라고 부른다.

이보다 더 원초적인 성과지표(KPI)는 고객이 단 한번의 전화로 고객센터와 통화했는지다. 전화가 폭주해 계속 기다리게 하면 고객은 전화를 끊어버린다. 이것이 통화포기율이다.

그나마 이런 KPI는 상담 내용이 일반 소비재나 서비스일 때 가능하다. 보다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금융 투자 상담이나 기업용 IT 장비 장애 상담 등은 제아무리 숙련된 상담원이 대응하더라도 영업점 프라이빗뱅킹(PB) 담당자나 기술 엔지니어와 통화를 요구한다. 우리투자증권의 고객센터 고민도 이것이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해당 영업점에 고유 전화번호를 주고 거래 고객이 직접 지점과 통화하게 하면 영업 직원이 내점 고객과 대면 상담을 하다가 전화 응대를 해야 하는 일이 빈번해진다. 전화 문의 고객에게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려다 내점 고객에 대한 서비스 수준이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우리투자증권은 통화포기율을 낮추고 첫 통화해결률을 높이며 영업 효율성도 담보할 수 있는 고객 서비스 방안을 모색했다. 이를 위해 먼저 고객 상담 내역을 분석했다. 92%가 IVR 셀프서비스로 해결 가능한 단순 상담이었고, 나머지 8%만이 거래 영업점과의 직접적인 통화가 필요한 것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고객 서비스 원칙을 수립했다. 모현서 우리투자증권 고객지원부 차장은 “고객 서비스 원칙은 업무 프로세스와 전략의 문제”라며 “전 직원의 상담원화는 영업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먼저 전 영업점의 전화를 하나의 대표전화로 통일했다. 고객이 대표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면 셀프서비스로 먼저 유도한 뒤 해결되지 않을 때 고객센터 상담원과 통화하도록 했다. 상담원과의 통화에서도 해결할 수 없는 금융 투자 상담이나 영업점에서만 가능한 계좌 개설 등의 요청만 영업점으로 전화를 돌리는 프로세스를 수립했다.

고객센터에서 영업점으로 전화를 돌릴 때도 고객의 주요 정보와 상담원과의 대화 내용이 함께 전송돼 효율적인 상담이 가능하게 했다. 영업점에서도 영업직군, 지원직군으로 나눠 고객 상담을 구분해 연결했다. 영업직군은 일정 금액 이상의 영업 매출을 달성하고 있는 영업직원이 고객의 투자 상담을 담당한다. 그렇지 않은 지원직군은 계좌 개설 등의 전화를 받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문의 전화를 영업점으로 전환했을 때 담당자가 잠시 자리를 비우거나 외근 중이어서 통화가 안 됐을 때다. 고객센터로 걸려온 전화가 영업점까지 전환될 경우는 투자 상담이거나 계좌 개설의 경우기 때문에 이 전화는 매출과 직결되는 문의이거나 VIP 고객일 가능성이 높다. 모현서 차장은 “영업점에서 전화를 받지 않을 때 이 전화는 다시 고객센터에서 통화했던 상담원으로 돌려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이러한 고객 상담 프로세스가 가능했던 것은 LG유플러스(옛 LG데이콤)의 지능형통신 서비스와 한국알카텔-루슨트(제네시스)의 IP IVR 기반 매니지드 콘택트센터 서비스(MCS) 솔루션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IP 기반 콜센터를 구축할 땐 통신사가 일반 회선(TDM)을 제공하면 TDM을 IP로 변환하는 게이트웨이 장비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투자증권은 통신사의 소프트 스위치에서 TDM 대신 직접 IP를 제공받아 IP IVR 시스템을 구축했다. 게이트웨이 장비 없이 IP IVR를 구축해 하드웨어 비용이 절감됐고 전국 각 지점에 걸려오는 문의전화는 서울 콜센터로 집중화할 수 있었다.

모현서 차장은 “증권시장이 폭주하면 고객 문의 전화도 폭주하는데 매니지드콘택트센터(MCS) 솔루션을 도입하기 전에는 통화포기율이 50%에 이른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걸려온 전화 2통 가운데 1통만 연결됐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웃소싱 콜센터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어렵다. 매매 문의나 고객정보 등 민감한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능형 호 분배전환(콜 라우팅)을 제공하는 MCS 솔루션 도입으로 고객 전화가 폭주할 때도 여러 고객센터, 영업점 간에 전화를 효율적으로 분배해 고객 대기 시간과 통화포기율을 크게 줄였다.

우리투자증권은 유무선통합(FMC) 구현도 검토하고 있다. 영업 직원이 외부에서도 고객 문의 전화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