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특집 Ⅰ]산업이 미래다<2>SW, 4차 산업혁명 경쟁력 좌우한다

2017-09-19     [전자신문 CIOBIZ] 김지선 기자
전통 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SW)가 필수 요소다. 각국 정부와 기업은 SW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제조, 금융, 유통 등 전(全) 산업이 SW를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을 선보인다.

◇전통 기업 디지털화를 이끄는 SW기술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출처: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3차 산업혁명 시기에도 컴퓨터는 존재했다. 1970년대 이후 등장한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를 이용해 생산 자동화 공정을 구현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단순 공장 자동화나 정보혁명을 넘어선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SW를 기반으로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전통 기업이 SW를 접목해 디지털화를 가속화한다. 고객에게 이전과 다른 서비스 경험을 제공한다. SW를 기반으로 만든 인터넷 은행이 대표 사례다. 이용자는 지점에 가지 않고 스마트폰, PC 등으로 손쉽게 통장을 개설하고 대출 받는다. 이는 전통 금융산업에 충격파를 미쳤다.

SW는 제조업 생산도 효율적으로 바꾼다. 아디다스는 생산 기계에서 나오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체 공정 70% 이상을 로봇이 통제하는 스마트 공장을 구현했다. 자율주행차, 헬스케어,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신산업과 서비스 대부분이 SW로 움직인다. 고급 자동차 소스코드만 1억원 라인 이상인 시대에 접어들었다. 디터 체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2012년 세계최대가전전시회 CES 기조연설에서 “자동차는 가솔린이 아니라 SW로 달린다”고 말했다.

SW산업 혁신 및 발전 원동력 이미지. 출처:2016 SW산업백서(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세계는 SW기업으로 변신 중

외부 정보기술(IT) 역량에 의존했던 기업들이 자체 역량 확보에 주력한다. 전통제조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은 SW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메리디움, 서비스맥스 등 SW 업체를 인수해 센서·클라우드 기반 알고리즘 등 내부 SW역량을 강화했다. 가동 중인 발전기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상태를 확인해 고객이 요청하기 전에 미리 문제를 해결해준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AI 등 SW 최신 기술을 접목했기 때문에 가능한 서비스다.

지멘스도 최고소프트웨어책임자(CSO)를 임명해 SW 자체 역량을 강화한다. 회사 내 연구개발(R&D) 인력 가운데 3분의2 이상이 SW인력이다. 최근 방한한 토마스 한 지멘스 CSO는 “독일뿐만 아니라 미국 등 주요 국가와 기업들이 SW 역량 확보를 우선순위로 설정하고 있다”면서 “제조업 등 기존 산업이 디지털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SW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W 인재가 SW 경쟁력

전 산업에 SW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SW 인재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미국 정부는 연간 50만명 SW개발자(엔지니어)가 부족하다고 파악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국에서 SW 인력 부족 현상을 겪는다.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710만개 일자리가 감소하고 200만개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고 예상했다. 업계는 200만개 일자리 다수가 SW 관련 직종일 것으로 내다봤다.

각국 정부는 학생들에게 SW교육을 실시하며 미래 인재를 육성한다. 미국은 초·중등 컴퓨터과학 교육을 위해 40억달러(약 4조5200억원)를 투입한다. 영국은 2014년부터 초·중등학교 정규 교과과정에 SW교육을 필수로 포함했다. 영국은 만 5세부터 주당 50분 이상 SW교육을 받는다. 프랑스도 지난해 9월부터 초·중등학교에 SW를 정규과목으로 지정했다. 독일어, 그리스어 등 외국어 수업을 축소해 SW교육 시간을 확보하는 등 적극적이다. 국내도 내년부터 중학교를 시작으로 SW교육 의무화를 시행한다. 대학교는 SW중심대학을 선정, SW 특화된 교육을 진행한다. 김갑수 한국정보교육학회장(서울교대 교수)은 “세계 각국이 SW교육을 강화하는 이유는 미래 일자리 대부분이 SW와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라면서 “창의력과 사고력을 높여 주는 SW교육이 기업과 국가 SW경쟁력 강화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CT 기술수준조사 보고서, 출처: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국내 SW 경쟁력 확보 시급

국내는 4차 산업혁명 경쟁력을 좌우하는 SW 기술력이 여전히 취약하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 따르면 국내 SW기술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 대비 79.2%에 불과하다. 세계 최고 수준(미국) 기준으로 운용체계(2.7년), 인공지능(2.2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2.1년) 등 격차가 크다.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동력 기술 격차는 갈수록 벌어진다. AI는 2013년 1.98년에서 지난해 2.2년으로 격차가 커졌다. 임베디드 SW(2013년 1.34년→2016년 1.9년), 클라우드 컴퓨팅(2013년 1.52년→2016년 1.6년) 등 주요 부문도 마찬가지다. 파급력이 큰 SW 융합 신기술 창출을 위해 융합 기반이 되는 SW기초기술 투자가 중요하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4차 산업혁명 핵심 경쟁력은 데이터 활용과 SW융합에 달렸다”면서 “산업은 물론 국가와 사회 경쟁력을 높이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위해 산업 간 융합을 촉진하는 SW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자신문 CIOBIZ]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