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브리프] ‘IT 수치의 전당’에 오른 굴욕의 인물은 누구?
2010-09-24 박현선 기자
IT 업계를 황망하게 만들었던 사건이나 인물, 제품 등을 소개하는 것인데요, 인포메이션위크의 지극히 주관적 견해이긴 합니다만 몇 가지는 공감할만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Y2K 소동이죠.
2000년 당시 많은 사람들, 특히 IT업계에 몸담은 사람들은 Y2K 버그에 의해 2000년이 시작되면 대혼란에 빠질 것으로 공포에 떨었습니다. 2000이라는 숫자를 인식하지 못하는 컴퓨터 및 자동화 기기들이 오작동을 일으켜 날아가는 비행기가 떨어지고 핵무기가 발사되는 등 큰 혼란을 줄 것이라고 망상에 젖었던 거죠. 그래서 2000년이 되기 직전에 컴퓨터 상의 날짜를 1900년으로 바꿔놓으라는 해법도 등장했고 패치 프로그램도 많이 등장했습니다.
IT 수치의 전당에는 Y2K 소동과 2007년 데이라이트 세이빙(섬머타임) 버그가 함께 올랐습니다. 데이라이트 세이빙 버그도 Y2K와 유사합니다.
이 오류는 부동소수점 에러가 원인이었는데요, 1994년 발표됐던 인텔 펜티엄 FPU도 마찬가지 오류를 발생시켰습니다. 오류에 대해 당시 인텔은 “제한된 사용 환경에서 극히 일부 사용자에게만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지만 테스트 결과 꽤 광범위한 환경에서 연산 에러를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었죠. 결국 인텔은 당시 약 4억7500만달러를 들여 실수를 바로잡았습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에까지는 잘 알려지지 않은 야사도 있습니다. 2007년에 IBM 직원이 업무 시간에 성인 사이트를 들락거리다가 해고됐습니다. 이 직원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인해 섹스 중독이 됐다며 IBM이 자신을 배려했어야 했다고 소송을 걸었습니다. 변호사는 직원의 성인 사이트 서핑이 PTSD를 자가 치료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변호했고요.
가장 최근의 일로는 마크 허드 전임 HP CEO의 추문을 꼽았습니다. HP는 139억달러의 거금을 들여 EDS를 인수하면서 서비스 기업으로서 거듭나고자 했지만 마크 허드 CEO 체제에서 세계 최대 PC 업체의 자리를 굳히게 되죠. 또 마케팅 계약직 여직원과의 성추문 역시 여전히 꼬리표를 따라다니고 있고요. 그런데 이 여직원이 전직 소프트코어 포르노 여배우라고 하는군요. 저도 이 기사를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10가지 중 나머지 4개는 원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기사는 지난 6월에 소개한 IT 수치의 전당 1편에 이은 2편입니다. 1편에서는 윈도 비스타, 미 국가안전국(NSA)이 제안한 암호화 칩인 클리퍼 칩, IBM과 노벨 등에 지재권침해 손배소를 제기한 SCO 다닐 맥브라이드 CEO, 회계부정을 저지른 산제이 쿠마 전임 CA 회장 등이 꼽혔답니다. 제품의 오류가 다수 포함된 2편에 비해 1편에서는 인물 중심으로 ‘수치의 전당’ 10선을 선정했습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