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 '자산', 게놈 은행 구축 활발
2017-10-15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 기자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기업과 병원 등은 유전체 정보를 저장한 '게놈 뱅크'를 구축 중이다. 세계적으로 데이터 확보전이 심화되는 가운데 유전체 정보은행 구축 확산은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유전체 분석 업계에서는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가 가장 먼저 '게놈 뱅크'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달부터 병원 중심으로 영업을 시작한 '진뱅킹'은 개인유전자정보 보관 서비스다. 개인 혈액에서 DNA를 추출, 30억개 전체 염기서열을 해독한다. 클라우드 방식으로 최장 30년까지 보관한다.
서비스 장점은 개인이 원할 때 간편하게 개인 전장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다.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가 제공하는 질병예측, 건강관리 등 150종에 달하는 유전체 분석 검사를 진뱅킹에 저장된 정보만으로 진행한다. 검사 때마다 혈액, 타액 등을 수거할 필요가 없다.
보관 유전체 정보를 활용, 검사 결과를 모바일로 확인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 중이다. 기존 보고서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유전체 검사 결과를 받아 본다. 커피, 알코올 의존성 등 종류만 80종에 달한다. 올해 안에 개발 완료한다.
암 등 심각한 질병에 걸렸을 때도 효과적이다. 암에 걸리기 전 정상 유전자 정보를 보유해 변이가 일어난 범위와 치료 방향 설정에 유용하다. 항암치료 등에도 약물 적합성 등을 바로 확인한다.
서동준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부장은 “4차 산업혁명 환경에서 바이오산업도 빅데이터라는 큰 트렌드가 자리 잡았다”며 “유전체 정보를 위탁 보관하는 것을 넘어 질병예측, 치료법 제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해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게 목표”이라고 말했다.
병원은 암 환자를 대상으로 검사, 진료, 수술 전후 등을 담은 유전체, 임상 정보를 수집한다. 암 유전자 변이, 약물에 대한 내성 등 치료과정에 발생하는 변화를 고려한다. 수집 정보는 공통데이터모델(CDM)으로 표준화한다. 개방형 표준 플랫폼을 구축, 제약사나 연구소가 이 데이터를 활용해 항암제 발굴, 기존 약물 중 암 치료에 효과가 있는 '의약품 리포지셔닝' 등에 활용한다. '데이터' 중심 암 치료 생태계가 구축된다.
'게놈 뱅크' 구축이 확산되는 것은 데이터 가치 정립과 법·규제 영향이 크다. 개인 전장 유전체를 해독할 경우 약 1테라바이트(TB) 규모 정보가 생산된다. 디지털화된 정보 안에는 개인 특이성은 물론 빅데이터화 해 분석할 경우 질병원인과 치료법 제시까지 가능하다.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다. 저렴한 보관 서비스, 부가적인 분석 서비스 제공을 '당근'으로 소비자를 모은다. 연구, 비즈니스에 필요한 데이터가 축적된다.
각종 의료 법규제도 게놈 뱅크 확산을 유도한다. 대표적 BT·IT 융합 산업인 유전체 분석은 여전히 민간 기업이 특정 질환 진단과 치료 영역에 접근하지 못한다. 병원 고유 영역이어서 위탁받아 수행한다. 피부, 모발, 다이어트 등 미용 영역에서만 독자적 사업을 펼치다 보니 고객 충성도가 낮다. 지속적 서비스 제공으로 안정적 수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고객 정보를 보유한 상황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해야 한다.
병원 역시 각종 규제로 유전체, 임상 데이터 접근이 어려운 기업, 연구소를 위해 '정보은행'을 설립한다. 환자 정보를 보유한 특수성을 가진 병원과 연구, 상업화 역량을 보유한 기업·연구소 협업이 필수다. '정보은행'이 이들을 연결시킬 매개체가 된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은 “의미 있는 데이터를 많이 보유한 기업과 국가가 4차 산업혁명 시대 바이오헬스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며 “사회적 합의를 거쳐 낡은 규제를 합리화하고 민간기업이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활용하게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