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업계 "SI·아웃소싱도 놓칠 수 없다"

2010-12-02     이호준ㆍ안호천 기자
글로벌 컨설팅업계가 기존 프로세스혁신(PI)·정보전략계획(ISP)·프로젝트관리조직(PMO) 중심의 IT컨설팅사업을 넘어 시스템구축(SI)과 아웃소싱 서비스 시장도 넘본다. 국내 IT서비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그룹사 계열 IT업체와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해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딜로이트컨설팅, 액센츄어코리아, 삼정KPMG컨설팅 등이 IT서비스 인력 수급과 솔루션 개발을 위한 조직 신설에 나서는 등 SI 및 아웃소싱 서비스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딜로이트컨설팅은 지난 7월 기업용 패키지 도입·구현을 돕는 엔터프라이즈애플리케이션그룹을 신설한 데 이어 이르면 내년 SI 자회사 ‘(가칭)딜로이트솔루션’을 설립할 예정이다.

딜로이트컨설팅은 당초 2013년께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었지만 KT 차세대프로젝트를 비롯해 내년 대형 IT프로젝트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하고 설립 시기를 앞당길 방침이다.

액센츄어코리아는 다음달 부산에 첫 IT서비스센터를 개소하기 위해 부산시와 막바지 협의를 진행중이다. 부산 지역 출신 IT인력을 확보해 국내 SI 및 아웃소싱 서비스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삼정KPMG컨설팅은 IT 솔루션 개발과 서비스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해 컨설팅업체로는 이례적으로 지난 9월 연구개발(R&D)센터를 개소했다. 센터는 연결회계·자유무역협정(FTA) 대응 솔루션과 시스템 진단 분석 툴 등을 개발·운영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삼정KPMG컨설팅은 솔루션 개발에서 한발 더 나아가 통신사업자 등과 협력해 서비스로서소프트웨어(SaaS) 방식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추진한다.

이같은 움직임은 단기적으로는 사업자 선정작업이 본격화된 5000억원 규모 KT 차세대 프로젝트를 겨냥한 것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IT시장에서 사업규모를 늘리기 위한 목적이 크다.

액센츄어코리아가 2012년까지 매출을 4배 규모로 늘린다는 목표를 정했고, 지난 4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삼정KPMG컨설팅도 내년 매출 목표를 올해 대비 25% 가량 높게 잡았다.

컨설팅업계의 공세로 최근 대외 사업 강화에 사활을 건 삼성·LG·SK그룹 계열 3대 IT서비스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컨설팅업계로서는 진입장벽이 높은 3대 그룹권 시장보다는 기타 기업 고객을 먼저 겨냥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곧 IT서비스 ‘빅3’가 눈독을 들이는 곳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많은 노하우를 보유한 글로벌 컨설팅업체가 취약점으로 꼽히던 인력 문제를 해결한다면 분명 국내 업체에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강도 높은 가격경쟁이 필요한 국내 시장에서 이들 업체가 가격경쟁력을 어떻게 보완할지는 미지수”라고 평했다.

이호준ㆍ안호천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