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바이오, 자본잠식 부실기업 CB인수한 속내

미디움의 60억 사채권 취득…헬스케어 플랫폼 사업 협업 성장 가능성 높이 평가한듯…풋옵션 대비 대주주 담보설정 가능성

2020-06-02     최원석 기자

[프레스나인] 제넨바이오가 자본잠식이 될 정도로 취약한 재무구조를 보이는 IT보안 전문기업인 미디움의 사채권을 인수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넨바이오는 지난 29일 미디움이 발행한 제6회차 전환사채(CB)를 현금 60억원에 인수했다.

6회차 CB는 표면이자율 2%와 만기이자율 5%로 책정됐다. 발행가액은 4만원이다. 전환청구기간은 2021년 5월29일부터 2023년 4월29일까지다. 만기일은 2023년 5월29일이다. 사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은 2021년 5월29일 및 이후 매 3개월마다 행사 가능하다.

제넨바이오는 미디움 투자를 통해 바이오 메디컬 및 헬스케어 비즈니스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디움과 구체적인 협업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디움은 2018년 10월 자본금 10억원에 설립된 기업이다. 이진호 씨가 현재 100% 지분(200만주)을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이노베이션 대표이사를 지낸 김판종 씨가 미디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미디움은 설립 초기라 취약한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전무하고,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각각 48억원과 49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불어나자 지난해 부채총계(60억원)가 자산총계(17억원)을 넘어서 자본총계(-43억원)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운영자금은 외부차입에 의존하며 채무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총 차입금 56억원 가운데 64%인 36억원이 단기차입금이 차지했다. 차입만으론 자금이 부족해 외부 자금조달에도 나섰다. 미디움은 2019년 12월 20억원 규모 1회차 CB 이후 반년 만에 총 약 160억원 규모 메자닌(1~6회차 CB, 1회차 BW) 발행을 단행했다. 올 상반기에는 외부조달금이 부채로 계상되면서 부채비율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업계에선 제넨바이오의 CB인수 결정은 낮은 가격에 투자해 정상기업으로 키우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미디움이 취약한 재무구조를 보이지만 블록체인 플랫폼에 특화된 IT신생기업이어서 높은 성장 가능성을 점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가정해, 향후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주식으로 전환해 출자로 전환할 수 있다"며 "자본잠식이고 적자기업이기 때문에 원금 회수나 CB 풋옵션에 대한 담보 약정을 미디움 오너에게 설정해 놓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