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재택근무 참여율 저조한 까닭은

연구원 비율↑…일부 직능만 시행 시 부서간 갈등 우려

2020-08-31     남두현 기자

[프레스나인]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 기업들에 재택근무를 권고했지만 다수의 바이오기업은 부서간 마찰 등을 우려해 재택업무를 선뜻 도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가 어려운 연구직 비중이 많은 업종의 특성상 관리직들만 재택을 실시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이들 업체들은 입을 모은다.

상당수 제약사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직원이나 일부 부서를 대상으로 격일 출근 등 재택근무를 시작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A바이오업체 임원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컴퓨터가 있으면 주업무가 가능하지만 바이오업종은 그렇지 않다”면서 “현재 동물을 실험하고 데이터를 기계에 입력해 촬영하는 등의 업무를 하고 있는데, 동물모델을 집에서 해부할 수도 없고 기계 또한 움직일 수 없는 대형장비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인력은 이처럼 재택이 어려운 연구원들이 대부분이고 사무·관리직은 일부다”며 "사무·관리직들은 구매, 총무 등 (연구원들의) 업무를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제조업 비중이 큰 업체들은 자동화 제조시설 등을 활용해 재택을 도입할 수 있지만, 연구중심 벤처들은 재택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이 임원은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택이 가능한 직원들도 부서간 갈등을 고려해 재택근무가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한다.

B바이오업체 직원은 "연구를 중단할 수 없으니 나머지 인력만이라도 재택을 하자는 말이 나왔지만, 연구원들의 반발을 우려해 코로나19 이후 회사는 한 번도 재택을 시행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는 정부가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도 재택은 없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고 전했다.

수년전 연봉체계가 한 직원의 실수로 일부 직원들에게 알려져 논란을 빚은바 있는 C바이오업체도 마찬가지다. 당시 내부에선 연구원들의 연봉수준이 다른 직원들에 비해 낮다는 반발이 일었다.

C바이오업체 관리자급 직원은 "연구원들도 재택을 시키지 않는다면 관리직도 재택은 있을 수 없다"며 "부서간 갈등을 피하기 위해선 연구원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