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ITC 불확실성 해소에 밸류에이션 재조정
판결 3일만 두 배 상승…신고가 경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등 호재 부각
2020-12-22 정재로 기자
[프레스나인] 대웅제약이 균주논란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자 시장 밸류에이션(기업평가 가치)이 빠르게 재조정 받기 시작했다.
21일 대웅제약 주가는 상한가에 도달하며 종가 기준 27만5500원을 기록했다. 17일 13만5000원이던 주가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 이후 3일 만에 두 배 넘게 급등했다.
앞서 16일(현지시간) ITC는 메디톡스와 앨러간(Allergan)이 지난해 제소한 보툴리눔 톡신 균주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렸다.
표면상으론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 줬다. 최종 판결 결과 제소 일부 혐의가 인정되며 대웅제약 '나보타'는 결국 21개월간 미국 내 수입금지 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ITC 판결과 달리 시장의 반응이 엇갈린 점이 흥미롭다.
대웅제약 주가는 ITC 판결 이후 첫 거래일인 17일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튿날에도 20% 넘게 상승하더니 셋째 날엔 다시 상한가를 기록, 단숨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1조6000여억원이던 시가총액은 3일만에 3조2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시장이 판결과 상반된 반응을 보인 이유는 지난 7월 예비판결에서 내려진 10년의 수입제제 기간이 21개월로 대폭 단축돼 피해규모가 예상 보다 크게 줄었단 판단에서다.
즉각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연방순회항소법원 항소를 예고하며 소송의 주도권을 가져 온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발목을 잡아오던 불확실성이 이번 ITC 최종 판결로 사실상 해소됨에 따라 그 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대웅제약 호재들이 재조명받기 시작했단 평가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치료제 개발이 다시 이슈화 되면서 대웅제약 후보물질군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고, 실제로 기업 밸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메실레이트)이 최근 2상 임상시험을 2/3상 임상시험으로 변경 승인받으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상 대상자 모집 및 투약이 동일단계 국내 치료제 후보 중 가장 빠른 상태다.
더불어 대웅제약과 대웅테라퓨틱스가 공동개발 중인 DWRX2003(성분명 니클로사마이드)는 내년 상반기 중 다국가 2상 결과를 확보해 국내·외에서 조건부허가 및 긴급사용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12월까진 임상시료 및 공급용 대량생산화 시설을 구축한단 계획이다.
최근 실적개선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알비스 처방 공백과 ITC 소송비용으로 상반기에만 200억원을 넘게 쏟아 부은 탓에 34억원의 첫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3분기 들어 전문의약품(ETC) 성장이 두드러지고 ITC 소송비용도 대폭 축소된 까닭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4분기 이후 실적도 더 기대도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의 경우 ITC 판결 이후 후폭풍을 예측할 수 없었던 점이 가장 큰 리스크였다”며 “이번 판결로 어느 정도 수습되어 가는 모양새여서 코로나19 치료제 등의 호재 부각으로 주가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