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發 롯데그룹 신용등급 일제 하락

롯데건설 자본확충 나섰던 롯데케미칼, 석유제품 수요부진에 M&A금융부담에 AA→AA- 롯데지주 주력 롯데케미칼 등급하락에 롯데지주 등급도 AA로 하락 롯데쇼핑 등급도 AA-로

2023-06-27     김현동 기자
롯데그룹 지배구조도

[프레스나인] 롯데그룹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의 핵심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실적부진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으로 롯데그룹 전반의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지난해 롯데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로 자본확충에 나섰던 롯데케미칼이 올해 들어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롯데그룹 전반의 자본확충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롯데케미칼의 자본확충 부담으로 인해 롯데지주의 출자여력도 크게 떨어졌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6일 코리아세븐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한신평은 "기존 세븐일레븐 점포 성장과 신규 출점, 롯데씨브이에스711(옛 한국미니스톱) 편입 등에 따른 규모의 경제효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감소세를 보였던 점포당 매출액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올해 1분기 영업적자 규모가 확대됐고, 편의점 시장 내 경쟁 심화와 인건비 및 물류비 부담 상승 등으로 인해 비용부담이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3월 편입한 롯데CVS711의 저조한 수익성과 인수 이후 통합비용 등이 이익창출력 저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등급 하향 배경을 들었다.

한국기업평가는 같은 날 코리아세븐의 등급은 유지하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부여했다. 한기평은 "물류 통합 이후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EBITDA 창출력 저하 추세로 인해 중단기 순차입금/EBITDA가 2배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등급전망 조정 배경을 들었다.

코리아세븐 등급 하향에 앞서 한신평은 지난 20일 롯데케미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변경했다. 롯데케미칼의 영업적자 지속과 함께 업황 부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 차입부담 등을 등급 변경 배경으로  들었다. 롯데케미칼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21년말 3000억원에서 2022년말에는 3조1000억원으로 늘어났고, 올해 3월말 기준으로는 3조9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1분기에 롯데지주 등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조2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잔금(2조4000억원) 지출로 인해 차입금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중은 지난해 말 34.1배에서 올해 3월말에도 여전히 8.9배 수준에 이르고 있다.

업황 부진과 차입부담 확대로 인해 한신정평가와 한국기업평가도 지난 20일 롯데케미칼의 등급을 AA+에서 AA로 조정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의 최대주주이면서 롯데지주의 핵심 계열사다. 롯데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부문은 롯데쇼핑 등 유통사업 부문과 함께 매출, EBITDA의 양대 축이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향은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일제히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조정했다.

한신정평가는 "롯데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이 3월말 기준 164.5%로 상승하는 등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롯데지주는 2022년 4월 이후 한국 미니스탑 인수 과정에서 코리아세븐 유상증자(3984억원), 롯데헬스케어와 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으로 각각 700억원, 1789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1월31일에는 롯데케미칼 유상증자에 2939억원 참여했고,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1699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롯데쇼핑이 발행한 롯데지주 연대보증채 등급도 AA에서 AA-로 조정됐다.

한국기업평가와 한신정평가는 롯데케미칼의 등급조정과 함께 롯데캐피탈과 롯데렌탈의 등급도 떨어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