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전환 대구은행, 조달금리 격차해소 관건

높은 조달비용, 낮은 기업가치 등 디스카운트 해소 불가피 대구은행 VS 4대은행 총자산·당기순익 규모 격차 7배 이상 

2023-07-06     정재로 기자

[프레스나인]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선언하고 인가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안정적 시장진입을 위해서 현재 시장에서 형성된 디스카운트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구은행은 지난 3월 금융당국이 은행권 경쟁촉진 방안의 일환으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가 제시와 동시에 즉각 타당성 검토에 착수해 최근 전환을 적극 추진키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내부 타당성 검토 결과 기존 시중은행과의 충분한 경쟁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인가요건인 자본금 1000억원(대구은행 7006억원), 동일인 지분율 10% 이하(최대주주 지분율 8.87%, OK저축은행 8%), 비금융주력자 지분율 4% 이하 조건을 모두 충족한 상태다.

문제는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을 포함해 기존 시중은행과 경합할만한 경쟁력이 확연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구은행 역시 이 부분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수준의 재무구조와 신용도를 갖추고 있음에도 지방은행이라는 이유로 조달비용과 기업가치 부분에서 불합리한 디스카운트가 형성돼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대구은행의 총대출 규모는 51.6조원으로 SC제일은행 총대출금 46.8조원 보다 많은데다 신용등급 역시 4대 은행과 같은 AAA등급을 유지 중임에도 시중은행 대비 선순위채권 금리는 약 4bp, 후순위채권 및 신종자본증권은 21~25bp 정도 상대적으로 높게 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업 관계자는 “금융채 금리는 자금시장의 유동성 상황과 발행사 신용도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시장에서 도출된 조건으로 인위적인 조정이 불가능하다”며 “디스카운트 부분이 내부적으로 불합리하다 표현할 수 있지만 대구은행 현재의 여건들을 봤을 때 합리적인 금리조건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수치상으로도(1분기 기준) 대구은행과 4대은행(평균)의 총자산은 대구은행 67.7조 대 486조원으로 7배 이상 격차를 보였고, 이외 직원수 3114명 대 1만4100명, 당기순이익 3638억(2022년 기준 )대 2조8289억원,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6% 대 0.23%로 규모·수익·안정성 모든 면에서 차이가 크게 벌어져 있어 이들과 정상적인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은행권 경쟁 촉진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중소기업 분야 강점을 통해 은행의 지속가능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대구은행은 대구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자 지역 대표은행으로서 전국 영업을 통해 창출한 이익과 자금을 지역에 재투자(사회공헌 포함)하는 지역상생과 대형 시중은행에서 소외받던 중신용등급 기업과 개인사업자 등 보다 넓은 범위의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중소기업 상생, 마지막으로 핀테크 등 혁신기업의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가 돼 금융소비자가 다양한 혁신서비스를 더 편리하게 누리도록 하는 ‘핀테크 상생’ 금융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56년간 축적한 중소기업 금융노하우를 활용해 수도권·강원·충청 등 보다 넓은 지역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은행권 경쟁을 촉진할 수 있으며, 핀테크사와의 제휴 기반 디지털 영업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혁신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하고 금융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황병우 은행장은 “앞으로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할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컨설팅사와 협업해 시중은행으로서의 혁신적인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빠른 시일 내에 전환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황병우 대구은행장. 사진/대구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