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돈잔치 논란 후 시총 15조 증발…당국 제도압박에 발목

은행권 최종 개선방안 발표, 은행업 신규인가 추진 등으로 경쟁 촉진 4대지주 평균 17%↓, 배당축소 우려에 외국인 4대금융 1.8조 순매도

2023-07-07     정재로 기자

[프레스나인] 금융당국이 약 5개월간의 TF 논의를 거쳐 경쟁촉진을 주 골자로 한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최종 개선방안을 마련한 가운데 영업 및 배당 위축 우려 등으로 은행주 총 시가총액이 15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권 돈잔치 발언과 제도개선 주문 이후 갖가지 규제방안이 쏟아지면서 KRX은행 지수(2.13~7.7)는 1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2.2%, 12% 상승한 것과 대비해 금융당국의 일련의 움직임이 은행주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KB·신한·하나·우리 4대 지주사의 주가는 20% 가까이 하락하며 약 12.3조원의 시가총액이 쪼그라들었다. ▲하나금융지주가 -22.5%(시총기준 -3.3조원)로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고 이어 ▲신한지주 -20.7%(-4.4조원) ▲KB금융 -16.4%(-3.7조원) ▲우리금융지주 -10.2%(-0.9조원) 떨어졌다. 

여기에 ▲JB금융지주 -18%(-3550억원) ▲카카오뱅크 -14.6%(-1.9조원) ▲DGB금융지주 -6.0%(-910억원) ▲BNK금융지주 -5.8%(-1340억원) ▲기업은행 -3.3%(-2710억원)도 하락세를 보여 같은 기간 은행주 시가총액은 약 15조원 쪼그라들었다.

금융위·금감원은 지난 5일 은행권 경쟁촉진 및 금리체계 개선, 손실흡수력 제고,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주주환원정책 점검, 사회공헌 활성화 등 6개 과제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했다. 도출된 개선책이 기존 주요 은행들 영업정책 방향성과 상당부분 상충되는 방안들로 시장에서는 계속해서 은행 수익성 및 주주환원 위축을 우려해 왔다.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과정에서 배당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외국인들이 4대 금융지주사 주식 1.8조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전체적으로 은행주를 끌어내렸다. 외인 매도세가 가장 컸던 곳은 신한주지로 6200억원을 순매도했고, KB금융 5840억원, 하나금융지주 4000억원, 우리금융지주 1870억원을 내다팔았다.

은행권 제도개선 방안 발표에 대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고금리 환경에서 시스템 안정성을 강조하는 방안들로 구성되어 있어 은행들의 수익성 확보 및 주주환원과 관련해서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은행권 돈잔치 발언 이후 KRX은행 지수 추이(2.1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