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 지적에 CJ CGV, 유상증자 목적변경·올리브네트웍스 평가방법 공개
7월7일 증권신고서 정정신고 유증대금 사용순위에서 차입금 상환 3순위로 미뤄, 주가하락에 자금조달 부족 반영 CJ올리브네트웍스 현물출자가액 가치산정 근거로 5대 상장사 제시 삼성SDS·현대오토에버보다 PBR 높고 삼성SDS보다 PER 높아 고평가
[프레스나인] CJ CGV 유상증자 결정 이후 주가 하락과 CJ올리브네트웍스에 대한 현물출자 가치산정을 둘러싼 논란에 CJ그룹이 증권신고서를 수정했다. 유상증자 대금 사용순위에서 채무상환 자금 용도를 당초보다 후순위로 미뤘다. 주가 하락에 따른 자금조달 부족을 예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CJ올리브네트웍스 현물출자가액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했다는 지적에 비교대상 기업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비교대상 기업에 비해 CJ올리브네트웍스 기업가치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CGV는 지난달 28일 제출했던 유상증자를 위한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신고서를 지난 7일 제출했다.
CJ CGV는 정정보고에서 5700억원의 유상증자 대금 사용순위를 운영자금, 시설자금, 차입금 상환 순으로 제시했다. 최초 증권신고서에서는 차입금 상환 용도가 2순위였다가 3순위로 미뤄졌다.
유상증자를 통해 총 5700억원을 조달하고 이중 9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1000억원은 시설자금 용도였다. 3800억원은 신종자본증권 등의 채무상환자금 용도다. 최초 증권신고서와 달리 채무상환자금을 후순위로 둔 것은 조달자금이 계획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떄문으로 풀이된다. CJ CGV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데다 4500억원의 가치로 책정됐던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CJ는 증권신고서 정정보고에서 논란이 됐던 CJ올리브네트웍스 현물출자 재산에 대한 가치산정 배경을 밝혔다.
CJ CGV는 CJ를 대상으로 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4500억원)를 결정했고, CJ는 주식대금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 1412만8808주를 현물출자하기로 했다.
CJ는 지난달 20일 CJ CGV에 대한 출자방식으로 완전자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을 현물출자하고, 해당 지분의 가치를 45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당시 CJ는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가치 산정의 근거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번 증권신고서에서는 EY한영회계법인과 하온회계법인을 감정평가인으로 선임해 현물출자감정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CJ가 제시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가치는 최소 3807억원에서 최대 5608억원으로 평가됐다. CJ가 공시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가액 4500억원은 최소값과 최대값의 중간값을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그렇지만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 3.2배는 비교대상기업 중 삼성SDS(1.2배), 현대오토에버(2.7배)를 웃돈다. 포스코DX(6.2배)만 CJ올리브네트웍스에 비해 주당순자산이 높게 평가될 뿐이다. 주가수익비율(PER)에서도 CJ올리브네트웍스는 16.5배로 삼성SDS(11.7배)보다 높게 평가받았다.
CJ가 CJ올리브네트웍스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비교평가 대상으로 선정한 곳은 현대오토에버, 롯데정보통신, 삼성SDS, 포스코DX, 신세계I&C 등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보다 발행주식수가 적은 곳은 롯데정보통신뿐이다. 순익 측면에서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273억원(2022년 기준)으로 비교대상 기업 중 가장 적은 수준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가치 최저값을 적용해도 고평가 논란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가치를 3807억원으로 적용해 산정한 PBR이 2.7배, PER은 13.9배다. PBR은 삼성SDS보다 높고 현대오토에버와 동급 수준이다. PER은 삼성SDS보다 높으면서 롯데정보통신과 유사한 수준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발행주식 규모나 순익 규모는 롯데정보통신과 유사한 수준이다.
CJ는 지난달 CJ올리브네트웍스 현물출자 가치를 공시하면서 한국거래소에 가치산정 근거를 제시했다고 밝혔지만, 한국거래소는 지분가치 산정의 객관성에 대한 검증기구가 아니다. 현물출자가액의 공정성에 대한 판단은 법원을 통해 이뤄진다. 법원은 공인된 감정인의 감정평가 결과를 심사한 뒤 현물출자 가액을 조정하게 된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같은 CJ올리브네트웍스 현물출자에 대해 "CJ CGV 유상증자는 시가총액 81%(6월20일 기준)에 이르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하면서, 대규모 현물출자를 추진하면서 이사회 결의도 하지않고 단지 계획 검토를 공시한 것은 CJ CGV의 주가는 헐값으로 만들어놓고 올리브네트웍스의 가치는 부풀리는 이중잣대로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