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개시…CB·BW 전환물량 포함시 '8조원' M&A

산은·해양진흥공사, 보유 보통주에 CB·BW 전환후 처분계획 밝혀 예비입찰 결과따라 CB·BW 포함하지 않을 수도

2023-07-21     김현동 기자

[프레스나인]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옛 현대상선) 경영권 매각에 나섰다. 경영부실로 수 조원의 자금을 투입한 이후 해운업황이 회복됐다고 판단해 경영권 매각에 나선 셈이다. 포스코, SM상선 등이 유력 후보자로 거론된다. 다음달 예비입찰 결과 후보들의 참가가 미진할 경우 전환사채 물량을 포함하지 않는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될 수도 있다. 전환사채 물량을 포함할 경우 매각대상 가치가 8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 주간사인 삼성증권은 매각공고를 통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보통주와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주식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대상 주식은 총 3억9879만156주로,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보통주 지분 총 1억9879만156주에 HMM의 192회 전환사채의 전환권과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신주인수권 행사로 보유하게 될 보통주 2억주를 더한 물량이다.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제외한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지분가치는 약 4조원(7월20일 HMM 종가기준) 가량이다. 여기에 전환물량을 더할 경우 지분가치는 8조원에 달한다.

매각 주간사는 매각대상 수량이 최종입찰 시점에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혀 인수후보들이 가격 부담으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전환물량을 제외한 매각 가능성을 남겼다.

이번 경영권 매각은 국가계약법에 따른 공정경쟁입찰로 진행된다. 8월21일까지 예비입찰 제안서를 접수한 뒤 최종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일정이다.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전환 문제는 매각에는 걸림돌이지만, 배임 아슈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은 과거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유 CB의 전환단가가 5000원인데, 시장가를 고려하면 상당한 이익이 발생한다. 이를 포기하면 배임이어서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었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192회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전환가치는 1조원으로 보통주 전환후 매각시 3조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발생한다.

HMM 인수 후보군으로는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등이 거론된다. 지난해 HMM 주식을 5% 이상 취득한 뒤 올해 들어 추가로 지분을 취득한 SM그룹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다만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전환사채 물량이 전환될 경우 인수를 포기할 뜻을 밝혀 입찰에 참여할 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