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우리금융, 주주환원 확대…하나금융, 하나증권에 제동

하나, 배당조건 CET1 13% 하회에 부담  “하반기 안정 예상, 주주환원 확대 노력”

2023-07-28     정재로 기자

[프레스나인]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올 초 약속했던 주주환원 강화정책을 착실히 이행 중인 가운데 하나금융은 축소된 자본비율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지주사들이 상반기 호실적을 기반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KB금융은 최근 2분기 주당배당으로 전년도 500원에서 510원으로 올리며 총 1960억원의 배당을 확정한데 이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도 전년도 보다 2배 늘린 3000억원으로 결정했다. KB금융은 올해 초 발표했던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나간다는 계획으로 자본 적정성을 견실하게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주주환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신한금융도 2분기 주당배당금을 전년보다 125원 올린 525원으로 확정하고 총 2721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1000억원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도 결정했다. 앞선 1분기에도 2744억원의 배당과 150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한 바 있다.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도 신한금융 6월말 기준 그룹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2.95%로 안정적 수준의 자본비율을 유지 중이다.

우리금융 역시 지난 4월 1000억원대 자사주매입·소각을 결정한데 이어 2분기에는 그룹 첫 분기 배당금으로 1주당 180원을 확정하고 1307억원의 현금보따리를 풀 예정이다. 임종룡 회장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직접 참석해 그룹 경영 방향 및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한 바 있는데 즉각 주주와의 약속이행에 나섰다.

반면,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 CET1 비율이 하락한 탓에 2분기 주주환원율이 전년대비 위축됐다. 하나금융 2분기 주당 600원의 분기배당 결정으로 총 1728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 4월에 실시한 분기배당 1734억원을 포함 시 올 2분기에 확정한 주주환원 총액은 346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중간배당(2332억원)과 자사주 소각(1500억원)으로 3832억원을 환원한 것과 비교하면 10% 가량 축소된 것이다.

하나금융은 올 초 CET1비율 관리 목표를 13~13.5%로 설정하고 전년 대비 증가한 자본비율의 50%에 해당하는 자본에 대해 주주환원 원칙을 설정했다. 하지만 지난해말 13.16%을 기록했던 비율은 상반기 바젤3 도입과 기업대출 자산 증대에 따른 신용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12.8%로 하락하자 배당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자회사 하나증권이 자산평가가치 하락과 기업금융 자산 등의 충당금 증가로 2분기 적자전환하면서 분기배당이 취소된 점도 자금수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만 전년 대비 2400억원 올린 8100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극심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이 중요하다는 점은 하나금융의 탑 매니지먼트에서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현재 CET1비율이 12.8%로 목표치를 소폭 하회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자본비율이 안정적으로 관리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3분기 자사주 소각 매입에 대해 수립한 계획은 없으나, 하반기 상시 검토를 통해 주주환원을 높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하나금융 자본비율 추이. 자료/하나금융 IR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