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잠재부실 급증…우리은행 ‘경고등’

4대 은행 2년 사이 평균 40% 급증, 우리 유일하게 2조 훌쩍 반기 기준 국민 17%, 우리 16%, 신한 11%↑, 하나만 감소

2023-07-31     정재로 기자
자료/각 행 IR

[프레스나인] 주요 은행의 잠재 부실이 빠르게 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은행의 총 요주의(1~3개월 연체) 여신은 지난해말 6조623억원에서 6월말 6조6460원으로 반기동안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유동성이 대폭 확대된 2021년(1분기) 기준으로는 40% 이상 치솟았다.

'요주의'여신은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질 수 있는 잠재적 부실채권으로 향후 자산건전성 악화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활용된다. 최근 요주의여신의 확연한 증가세는 향후 대출채권의 부실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요주의 변동이 가장 눈에 띈 곳은 우리은행이다. 규모 및 증가율 면에서 모두 다른 은행을 앞질렀다. 우리은행이 상반기 요주의로 분류한 여신은 2조2070억원으로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2조원이 넘었다. 증가율 역시 상반기에만 16.1% 증가하는 등 2021년 1분기(1조4442억원) 이후 50% 가까이 늘었다.

증가율로는 국민은행이 가장 높았다. 상반기 기준 1조3970억원으로 16.9%가 증가했는데 2분기에만 10% 넘게 늘어났다. 2021년 1분기 기점으로는 55.3%나 불어났다. 신한은행도 2분기에 11.2%(1조984억원→1조2164억원) 급증해 최근 2년 기준으로 37.5%나 늘어났다. 하나은행은 가장 적극적으로 채권정리에 나선 덕에 상반기 유일하게 요주의여신이 1조8716억원에서 1조825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하나은행이 상반기에 상각·매각한 부실채권은 전년동기인 1180억원의 4배 이상인 총 5135억원이나 됐다. 우리은행이 전년도(1770억원) 대비 2.5배 규모인 총 4510억원을 처분했고, 국민은행은 40% 늘어난 3250억원을 정리했다. 신한은행은 전년보다 2배에 가까운 3926억원(전년도 2092억원)을 정리했는데, 2분기에만 2855억원(1분기 1071억원)을 상·매각했다.

선제적 부실채권 관리에도 하나은행 NPL비율은 0.24%에서 0.21%로 소폭 개선됐으나 연체율은 0.16%에서 0.26%로 크게 올랐다. 우리은행도 NPL비율과 연체율이 각각 5bp(0.19%→0.24%)와 11pb(0.18%→0.29%)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연체율과 NPL비율이 각각 8bp(0.19%→0.27%), 1bp(0.26%→0.27%) 증가했고, 국민은행은 9bp(0.14%→0.23%), 6bp(0.19%→0.25%)로 확대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산관리가 가장 안정적인 4대 은행도 최근 적극적인 부실채권 처분에도 지표는 여전히 하락추세에 있다”며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낮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경우 향후 지표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