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회장 후보 3인 누굴까…'승계자' vs. '혁신자'
회추위 2차 숏리스트 3인 발표 예정 윤종규 회장의 9년 리딩뱅크 승계자냐 혁신자냐
[프레스나인]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을 이끌 차기회장 후보 3인이 결정된다. 윤종규 회장의 재임 9년 간의 경영성과를 승계하는 인물이냐, 또 다른 혁신적 경영비전을 제시할 인물이냐는 평가가 나온다. 허인 부회장은 윤 회장 재임기간 중 은행장을 맡아 독자적인 성과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양종희 부회장은 비은행 부문의 핵심 계열사인 KB손해보험의 인수후 통합을 이끌었고, 디지털 혁신부문에서 성과가 인정된다. KB금융지주 설립 주역으로 KB금융그룹 내 최고의 전략가로 꼽히는 이동철 부회장은 또 하나의 리딩뱅크 신화를 쓸 인물로 평가된다. 박정림 총괄부문장은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유일한 후보라는 점에서 유력 후보라고 할 수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이사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이날 오후 1차 숏리스트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를 진행한 후 평가를 거쳐 최종후보를 3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앞서 회추위는 내부후보자 4인과 외부 후보자 2인, 총 6인을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로 확정한 바 있다. 내부후보(가나다 성명순)는 박정림 KB금융지주 총괄부문장(KB증권 대표이사),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이동철 KB금융지주 부회장,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이다. 외부 후보는 본인의 요청에 따라 익명성을 보장하기로 했다. 외부인사가 2차 숏리스트에 포함될 경우에는 명단이 공개된다.
최종 숏리스트 후보로 금융권 안팎에서는 경영승계프로그램에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던 양종희·허인 부회장의 승선을 점치고 있다. 양 부회장은 그룹 살림살이를 맡아 온 재무통으로 3인 체계인 부회장 자리에 가장 먼저 오르며 주목받은 인물이다.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KB손해보험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었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기여했다.
허 부회장은 내부후보 중 유일하게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에서 행장을 역임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KB국민은행장으로 지낸 허 부회장은 KB국민은행 설립 이래 최초 3연임에 성공한 은행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1년 후배 이력도 눈에 띈다.
이 부회장은 과거 국민은행 시절 인도네시아 BII은행 인수를 비롯해 옛 현대증권 인수에도 관여했다. 2010년 지주사설립사무국장으로 KB금융지주 설립의 산파역이기도 하고, KB금융지주 전략담당 임원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축의 키맨 역할을 했다.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시절에는 캄보디아 현지 은행을 인수하는 등 글로벌 확장과 전략적 투자 면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냈다.
박 총괄부문장은 KB금융그룹 내에서 은행과 자본시장 업무를 모두 맡은 유일한 인물이다. 윤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하던 시절 국민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과 여신그룹 부행장을 맡았고, 이후에는 WM그룹 부문장도 맡았다. 이후 KB증권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 업무는 물론이고 자본시장 사정에 정통해 KB금융그룹 핵심 계열사 경영 전반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출신으로 은행으로 이동해 전략담당 부행장과 영업담당 부행장을 맡았었던 윤 회장과 업무경력이 유사한 면이 있다.
외부인사 후보는 아직 베일에 가려진 가운데 관료출신 후보가 포함될 지 관심사다. 농협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에 관료 출신 회장이 선임됐다는 점에서 관료 출신 인사의 하마평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KB금융그룹의 외형이나 위상이 어윤대 전 회장이나 임영록 전 회장 시절과 달라졌다는 점에서 관료 출신 회장의 한계를 지적하는 분위기여서 외부 출신의 완주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윤종규 회장의 경영성과를 승계하면서 리딩뱅크 위상을 이어갈 적임자를 최종후보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KB금융의 혁신을 이끌 인사가 어느 정도나 부각될 지 주목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