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직원 105억원 배임…검찰고발ㆍ내부통제 실패

마케팅팀, 협력업체와 부실제휴 후 페이퍼컴퍼니.가족회사 통해 부동산 투자·자동차 구매 마케팅팀이 제휴서비스 일괄운영해 내부통제 실패…마케팅 담당 전현직 임원 제재 불가피

2023-08-29     김현동 기자

[프레스나인] 롯데카드 직원들이 100억원대 배임 사건을 일으켰다. 외부 업체와의 계약서를 부실하게 작성한 뒤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돈을 빼돌렸다. 여신전문금융회사에서 일어난 역대 최대 금융사고로 평가된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6일 롯데카드 마케팅팀의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해 지난 14일 롯데카드 직원 2명과 협력업체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사 결과, 롯데카드 마케팅팀 직원 2명은 협력업체 대표와 공모해 롯데카드가 부실한 제휴 계약을 맺도록 하고, 카드사로부터 105억원을 협력업체에 지급하도록 한 뒤 66억원을 페이퍼컴퍼니와 가족회사를 통해 빼돌려 부동산 개발 투자, 자동차·상품권 구매 등에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카드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롯데카드는 프로모션 계약 내용이 불분명하고 프로모션 실적 확인 수단도 없는데 카드 발급 회원당 1만6000원을 정액으로 선지급하는 구조의 내용의 프로모션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이 5년으로 실제 서비스 제공기간(3년)보다 길어 카드사에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전에 막지 못했다. 또한 제휴 서비스는 카드사 영업 부서가 직접 운영하는 게 일반적임에도 롯데카드는 마케팅팀이 입찰을 직접 진행하면서 입찰 설명회를 생략하고 입찰 조건 및 평가자도 임의로 선정했다.

금감원은 "제휴 업체 선정, 계약 체결 등의 과정에서 계약서 세부 조항 검토 미흡 등 내부 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협력업체와 계약 내용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사후에 인지했음에도 별도 조치를 하지 않아 사고액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롯데카드의 내부 통제 실패에 책임 있는 임직원을 엄중히 조치하도록 했다. 현 마케팅본부장인 최재웅 상무는 물론이고 한정욱 전무도 일부 책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정욱 전무는 2020년부터 마케팅본부 부본부장을 역임했다. 최재웅 상무는 2020~2021년 카드마케팅실장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마케팅실장을 역임한 김성식 상무나 2021년까지 마케팅실장을 역임했었던 김지나 상무도 관련 임직원에 포함될 수도 있다.

금감원은 롯데카드 사태를 계기로 유사 사례가 있는지 전 카드사에 자체 점검 후 특이 사항을 보고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