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여신 쓸어 담겠다는 우리은행, 건전성관리는 가장 부실
2027년 점유율 1위 달성 선언, 기업여신 30조원 확대 예고 상반기 4대은행 중 기업 NPL 및 요주의여신 증가율 가장 커 향후 대출심사·사후관리 관건 “인력확대 등 심사강화 예정”
[프레스나인] 우리은행이 기업대출 점유율 1위 탈환을 선언했지만, 정작 기업여신의 건전성관리는 5대 은행 중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대출자산 확대가 자칫 부실 폭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다. 우리은행은 기업명가 재건을 선언하고 오는 2027년까지 기업여신 부문에서 30조원의 신규대출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상반기 기업부문 부실우려채권에 대한 대규모 상·매각을 단행했음에도 고정이하여신(NPL)은 5대 은행 중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채권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해 별도로 관리하는데, 내부기준에 따라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 시 이를 장부에서 손실로 처리(상각)하거나 외부에 매각한다.
올해 은행들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NPL, 연체율 등이 악화되자 건전성 지표관리 차원에서 손실을 감내하고 부실 가능성이 높은 채권 중심으로 상·매각에 적극 나섰다. 5대 은행 중 가장 공격적으로 기업대출 확대에 나섰던 하나은행이 상반기 가장 많은 4084억원을 처분했고, 다음으로 우리은행이 3290억원을 정리했다. 농협은행이 2519억원, 신한은행 2260억원, 국민은행 1682억원 순이다.
하나은행이 적극적으로 기업부문 부실채권 관리에 나선 덕에 NPL 규모를 4532억원에서 4241억원으로 7%를 가량을 줄였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대규모 상·매각 노력에도 기업여신의 NPL이 상반기 32%(3761억원→4960억원)나 치솟았다. 국민은행 24%(5034억원→6257억원), 신한은행 11%(3765억원→4196억원), 농협은행(가계포함) 14%(7493억원→8514억원) 상승에 그쳤다.
‘요주의’여신(1~3개월 연체) 규모가 4대 은행 중 가장 큰 점도 불안하다. 요주의는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질 수 있는 잠재적 부실채권으로 향후 자산건전성 악화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활용된다. 확연한 증가세는 향후 대출채권의 부실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우리은행 요주의여신은 상반기 기준 1조6656억원으로 올해에 18% 늘었다. 반면, 하나은행이 1조4146억원으로 부실채권 정리로 올해 8%(1112억원) 가량을 낮췄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9821억원(19%↑), 8627억원(4%↑)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대출확대에 따른 부실 우려와 관련해 “심사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현재 심사부에 인력을 추가로 배치하고 있고, 지방 공단 등 지점장급 심사 인력을 직접 파견해 현장심사를 강화하는 등 리스크를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더불어 현장중심 인사체계 강화와 함께 기본급여 최대 300%내 성과보상 등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단 구상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