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금융 재건 외친 우리은행, 금리경쟁 돌입
하반기 가계금리 반등에도 기업대출금리 하락세 뚜렷 8월 우리은행 기업금리 5.12%, 5대 은행 중 가장 낮아
[프레스나인] 기업금융 탈환을 선언한 우리은행이 시장선점을 위해 하반기부터 공격적인 금리정책을 펼쳐 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달 우리은행은 오는 2027년까지 기업여신 부문에서 30조원의 신규대출을 일으켜 기업비중을 현재 50%에서 60%까지 끌어 올려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4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우리은행 기업대출금리는 5.12%로 국민(5.18%)·신한(5.24%)·하나(5.14%)·농협(5.16%) 은행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우리은행 기업여신금리는 평균치를 상회했지만, 지난 7월초 임종룡 회장이 그룹 경영전략워크샵에서 기업금융 명가부활을 주문한 이후 대출정책 기조가 180도 바뀌었다.
우리은행 6월 기업대출금리는 5.38%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지만 7월 5.23%, 8월 5.12%로 두 달 만에 26bp를 낮추는 등 가장 공격적인 금리정책을 펼치고 있다. 2분기에 이미 기업대출이 가계여신을 처음으로 추월하는 등 기업여신 강화 기조에 맞춰 시장선점 차원에서 저금리정책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8월 가계대출금리는 하나은행이 12bp(4.65%→4.53%), 농협은행 6bp(4.58%→4.52%), 신한은행 4bp(4.74%→4.40%), 국민은행 1bp(4.63%→4.62%) 내리는 사이 우리은행만 유일하게 11bp 상승세(4.56%→4.67%)로 돌아섰다.
우리은행은 저금리를 앞세워 지난 6월 재개발 역대 최대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이주비 대출을 따낸 바 있다. 우리은행이 제시했던 신규코픽스+0.4%p 금리는 당시 은행채 5년물과 대동소이한 사실상 제로 마진 수준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업계는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은행장의 인선 마무리에 따른 여신확대 신호탄으로 받아드렸다.
한 중견기업 회계 담당자는 “우리은행의 최근 영업에 적극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다른 기업 사람들을 만나 봐도 확실히 우리은행이 예전보다 담당자들과의 스킨쉽을 늘리고자 노력하고 있단 얘기를 종종 듣는다"고 했다.
한편, 8월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을 뺀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계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는 우리은행(0.9%→0.99%)과 농협은행(1.11%→1.15%)이 전월보다 확대됐고, 신한은행(0.91%→0.9%), 하나은행(0.83%→0.72%)은 축소됐다. 국민은행은 전월과 동일한 0.92%를 유지했다.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던 농협은행은 “정부정책자금 취급이 늘은데다 1~3개월 초단기 정기예금으로 예치됨에 따라 저축성 수신금리가 낮아진 까닭에 상대적으로 예대금리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