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확장·특판상환’ 은행채 고공행진

8월 이후 순발행 전환 총 10.8조 증가 국민銀 3조, 신한銀 2.7조 절반 차지

2023-10-13     정재로 기자
자료/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프레스나인] 은행 자금조달 주요 창구인 은행채가 8월 순발행으로 돌아선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맞물려 기업여신 강화, 작년 고금리 특판상품 상환에 따른 하반기 자금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13일 금융투자협회 따르면 국내은행의 8월 이후 은행채 순발행은 10.8조원으로 발행액(53.8조원)이 상환액(43조원)을 웃돌았다. 3개월째 순발행 기조가 유지된 가운데 규모도 8월 3.8조원에서 9월 4.7조원, 10월 현재 2.4조원으로 상승세다.

국민은행(발행액 4.3조원/상환액 1.3조원)과 신한은행(5.3조원/2.6조원)이 절반이 넘는 5.7조원을 순발행하며 최근 은행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7월 상환목적 채권발행계획이 일부 이연되면서 순발행 규모가 커졌다. 하나은행(3.8조원/3조원)과 우리은행(3.1조원/2.3조원)이 각각 0.8조원, 농협은행이 0.2조원(3.6조원/3.4조원) 늘었다.

은행채의 가파른 상승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와 함께 하반기 은행이 기업대출 강화에 나서며 자금수요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9월 두 달간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정책모기지 포함) 13.1조원 증가 영향으로 11.8조원 상승했고, 기업대출 역시 19.5조원 늘었다.

한국은행은 “대기업대출은 기업의 자금수요가 이어지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증가규모가 확대(8월 2.9조원, 9월 4.9조원)됐고, 중소기업은 은행의 대출 확대 노력과 기업 추석자금 수요, 월말 휴일에 따른 대출 상환 이연 등으로 중소법인을 중심으로 증가폭 확대(8월 5.2조원, 9월 6.4조원)됐다”고 했다

기업들이 자금조달 창구를 기존 회사채에서 은행대출로 이전하면서 회사채가 축소돼 3개월째(7월 1.1조원, 8월 1.1조원, 9월 0.8조원) 순상환 중이다.

여기에 은행들이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당시 유동자금 확보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출시했던 고금리 특판상품이 최근 만기도래하자 상환에 나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은행 정기예금 수신은 전달대비 3.7조원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 규제 등으로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긴 했지만 기업대출의 경우 은행 영업확대, 회사채 시장 둔화 등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이달부터 은행채 발행한도가 폐지된 만큼 은행들이 자금조달 창구로 은행채를 십분활용할 것으로 보여 발행규모는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