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시즌2 ‘소상공인’ 쏠린 까닭…대출 제자리·연체율 급증
하나·신한금융 각각 1000억 규모 후속지원책 마련, KB·우리·농협도 곧 공개
[프레스나인]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잇단 강경발언을 계기로 은행들이 상생금융 후속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실제 금리 장기화와 경기둔화로 1년 새 상공인 대출문턱이 높아졌고, 연체율도 빠르게 늘어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윤 대통령은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고 질타해 사실상 올 초에 이은 상생금융 시즌2 개념의 추가 지원책 마련을 주문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영업자나 개인사업자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소호(SOHO) 대출은 최근 1년 사이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는데 주요 은행들이 지난해부터 리스크 관리에 돌입하면서 여신문턱을 높인 이유로 파악된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소호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말 기준 264.1조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0.5%(1.3조원) 증가에 그친 반면, 대기업 대출은 25.8조원(115.1조원→140.9조원)이 늘어나 23% 성장했다. 5대은행의 소호대출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호대출 성장세가 멈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은행 대기업대출이 지난해 3분기 29조원에서 올해 9월 36.6조원으로 26%(7.7조원) 성장하는 동안 소호여신(87.4조원→88.3조원) 증가액은 1조원이 밑도는 1%의 성장률에 머물렀다. 신한은행도 대기업이 36%(21.6조원→29.3조원) 성장하는 사이 소호는 1.7%(64.6조원→65.7조원)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 대기업여신은 13%(45.7조원→51.7조원) 오른 반면, 소호대출은 전년대비 1.2%(58.9조원→59.6조원) 잰걸음했다. 우리은행도 대기업대출이 24%(18.8조원→23.3조원) 성장했지만 소호대출은 오히려 1.4조원(53.2조원→51.8조원) 역성장했다. 농협은행 소호대출만 5%(49.2조원→51.7조원) 성장률을 기록했다.
소상공인 대출 위축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은 계속해서 상승 중이다. 신한은행 소호대출 3분기 연체율은 0.32%로 1년 전 0.16% 보다 두 배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1년 새 0.22%에서 0.46%, 우리은행도 0.17%에서 0.40%로 두 배 이상 올랐다. 국민은행은 중소기업 기준 0.14%에서 0.30% 증가했는데 업종별 기준으로 소상공인 비율은 높은 숙박 및 음식서비스 부문은 0.13%→0.40, 도매 및 소매업은 0.11%→0.38%로 치솟았다.
앞서 하나은행은 소상공인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총 1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대책을 실시한다고 밝혔고, 신한은행도 그룹차원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금융 패키지’ 발표를 통해 105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을 약속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 등 금융지원 종료 이후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지자 은행들이 자산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소호 부문은 최대한 억제하는 반면, 안정적인 대기업과 담보 가계대출에 비중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