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發 외화유동성 사태' 엊그제 같은데…메리츠·삼성·신한·하나·한화증권 외화유동성관리 미흡
금융감독원, 6개 증권사에 경영유의 통보 미래에셋·KB·NH·한국투자증권도 지난달 외화유동성 관리 미흡 지적받아 해외 주가지수 연계 ELS 마진콜 리스크 직면한 곳 포함
[프레스나인] 원/달러 환율 상승과 해외 주가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추가증거금 납부요청)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국내 증권회사 상당수가 외화유동성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증권사의 외화유동성 사태로 인한 국내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불거졌던 것을 감안하면 증권사의 외화유동성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9일 메리츠증권에 외화유동성 관리 인프라 개선을 권고했다.
메리츠증권은 매일의 지급결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일중 유동성관리를 해야 하고, 충분한 현금 및 담보를 보유해 자금수요를 즉시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함에도 외화 조달 기능이 현업부서에 산재하고, 외화 내부금리 체계가 정비되지 않아 일중 외화자금 파악 및 관리를 위한 체계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외화유동성 관리를 위한 인프라, 외화 비상자금조달계획 관리체계도 허술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나증권 역시 외화조달 기능이 현업부서에 산재해 있고, 외화 내부금리 체계가 정비되지 않아 일중 외화자금 파악과 관리를 위한 체계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금리민감 외화자산과 외화부채의 만기 관리절차도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도 동일한 지적을 받았다. 삼성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해외 현지법인 출자금, 현지법인의 규제비율, 국가별 리스크 등의 관리 미흡으로 인해 해외 익스포져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들 증권사 중 다수는 과거 해외 주가지수 급락에 따른 ELS 마진콜로 외화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곳이다. 증권사의 외화유동성 사태로 인해 한국은행이 한시적인 금융안정특별대출을 실시하고, 한미통화스왑을 통해 증권사를 지원하기도 했다. 증권사의 유동성 위기가 자본시장과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는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어 중앙은행이 자금을 지원한 것이다. 그럼에도 증권사의 외화유동성 리스크 관리 체계가 여전히 허술한 것으로 지적을 받은 것이다.
이들에 앞서 미래에셋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지난 10월5일 외화유동성 리스크관리 미흡으로 경영유의를 통보받았다.
금감원은 지난 7월 국내 주요 증권사 10여곳을 대상으로 외화 유동성 관리 현황 점검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