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부실의 역설…우리금융 M&A 기회오나
내년 국내외 부실로 증권사·저축은행 등 금융권 M&A증가 전망 이중레버리지비율 96%로 여유, 취약한 보통주자본비율이 관건
[프레스나인] 국내 금융업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문제가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내년 금융권 인수·합병(M&A)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포기하는 등 수년째 적당한 매물을 찾지 못하고 있는 우리금융에게 기회가 찾아올지 주목된다.
7일 나이스신용평가사는 보고서를 통해 내년 금융업권 M&A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부동산PF 잠재부실이 현실화되면서 실적이 악화되는 회사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저축은행, 캐피탈사, 증권사 중 외부지원 가능성이 열위한 회사는 이로 인한 대주주 변경가능성이 존재해 재무적 지원능력이 최상위 수준인 은행금융그룹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은행금융그룹의 체력은 우수한 상태로 유사 시 구원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여력을 나타내는 이중레버리지비율(종속기업투자자산/자기자본)은 최근 10년 내 가장 우수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우리금융의 인수대상 1순위인 증권사의 부동산 PF 부실이 심상치 않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 상반기 고정이하여신(NPL)은 3.7조원으로 작년말 대비 1.1조원 증가했는데, 보수적으로 부동산금융 잠재부실가능 익스포져(1분기 기준)를 감안할 경우 규모는 약 6조원으로 불어났다. 상반기 부동산PF 고정이하여신 1.2조원의 5배에 이른다. 해외지역이 3조원 내외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만기 기준 1조원 내외는 이미 만기도래한 익스포져였고, 2026년 중 만기도래하는 잠재부실가능 익스포져는 매년 약 1조원에 달한다고 했다.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브릿지론 중 30~50%는 최종 손실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PF 뇌관이 역설적으로 비은행 급매물을 노리는 우리금융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이 130% 이하로 권고하고 있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의 경우 우리금융은 상반기 기준 96%로 여유가 있어 출자규모가 큰 증권사·보험사 인수에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취약한 자본비율이 문제다. 3분기 기준 우리금융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2.15%로 5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낮다. 가뜩이나 불안한 자본비율이 재무상태가 부실한 금융사 인수로 인해 더 악화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또한 현재로서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우리은행의 경우 당국의 상생금융과 자본확충 압박과 주주환원 확대정책 유지에 따라 M&A에 가용할 자금력이 제한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기업금융과 글로벌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만큼 위험가중자산(RWA) 증가가 또다시 자본비율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