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주 지배구조]'KB금융 선례' 임기만료 3개월전 승계개시…先자격요건·後후보물색

금감원, '은행지주 지배구조 모범관행' 최종안 마련 최소 3개월전 경영승계 개시 권고 외부후보에 비상근 직위 부여 외부후보 자격요건 정한 후 후보 물색, 단계별 평가결과 공시 의무도 상시후보군 아닌 추가 CEO 후보 추가시 추천인, 사유 공시도

2023-12-12     김현동 기자

[프레스나인] 금융당국이 마련한 은행지주 지배구조 모범관행은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개시 시점을 최소 임기만료 3개월 전으로 규정했다. 또한 KB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처럼 자격요건을 먼저 정한 후 후보를 물색해 외부 후보에게 불공평하지 않은 검증절차를 제시했다.

금융감독원은 12일 발표한 '은행지주 지배구조 모범관행'에서 경영승계 절차를 최소 임기만료 3개월 전으로 명문화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다수 은행지주의 경영승계 절차는 임기만료 2개월 전으로 돼 있다. 당국은 CEO 후보에 대한 단계별 평가와 검증을 위해 2개월은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주주총회 등의 후속 절차를 고려할 때 최소 3개월 이전에 승계 절차가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지주 회장을 선임한 KB금융지주의 경우 임기만료(11월20일) 3개월 이전인 7월20일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했다. 그렇지만 신한지주, 우리금융, BNK금융, 하나금융 등의 CEO 선임 사례를 보면 승계절차 개시 후 최종후보 결정까지 평균 45일(최소 27일, 최대 79일)이 소요됐다. 숏리스트 확정에서 최종 후보 결정까지의 소요 시간은 평균 11일(최소 7일, 최대 19일)에 불과했다.

당국은 "국내은행의 CEO 승계절차는 평가와 검증 기간이 짧고 평가와 검증의 다양성과 객관성이 부족하다"며 "특히 외부 후보에게 불공평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모범관행은 외부 후보군을 포함할 경우 외부 후보의 자격요건을 미리 정한 후에 후보를 찾도록 했다. 또한 내부 후보에게 부회장직 등을 부여해 육성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에 경쟁력있는 외부 후보자에게도 비상근 직위 부여를 권고했다. 외부 후보자에게 은행의 역량개발 프로그램 참여 등을 통해 이사회와의 접촉 기회 등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외부 CEO 후보의 자격요건을 미리 정한 뒤에 후보를 물색하도록 한 권고는 최근 불거진 KB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의 논란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 7월20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면서 회장 자격 요건과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세부 기준을 의결했다. 이에 앞서 5월9일 내부와 외부 후보 각각 10명씩 총 20명의 후보를 확정했다. 내외부 후보군을 정한 뒤에 CEO 자격요건을 정하면서 사전에 후보를 정한 뒤에 이에 맞춰 자격요건을 정했다는 비판이 불거진 대목이었다.

또 모범관행은 경영승계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계별 평가 결과에 대한 기록을 유지·관리하고, 관련 내용을 내규에 명시하고 공시하도록 했다. 회장후보추천위원들의 평가방식과 기명/무기명 여부를 비롯해 위원별 평가내용과 평가 방식에 따라 보관하고 있는 기록 종류 등을 상세히 공시하는 방안이다.

아울러 승계절차 개시 이후에 상시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은 후보를 CEO 후보에 포함할 경우 추천자와 그 사유를 명확히 기재해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도 모범관행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