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PF 불확실성에도 기업대출 최저금리 유지

기업금융 명가 부활 선언 이후 공격적 금리정책 임종룡 회장, 올해 비전 첫 번째 메시지 ‘기업시장 지배력 확대’

2024-01-03     정재로 기자
자료/은행연합회

[프레스나인] 우리은행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최근 기업부채 리스크가 수면위로 떠오르는 와중에도 기업대출 확대 정책을 이어 나간다.

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우리은행 11월 평균 기업대출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5.24%로 국내은행(특수·외은지점 제외) 중 최저금리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달 농협은행 반짝 인하를 제외하고는 하반기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선언 이후 4개월째 최저금리를 유지 중임 셈이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우리은행 기업대출 금리는 평균치를 상회했지만, 지난 7월초 임종룡 회장이 그룹 경영전략워크샵에서 기업금융 강화를 주문한 이후 대출정책 기조가 180도 바뀌었다. 6월 우리은행 기업대출금리는 5.38%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던 반면, 하반기(7월~11월) 평균금리는 5.19%로 5대 은행(하나은행 5.29%, 신한은행 5.26, 국민은행 5.28%, 농협은행 5.25%) 포함해 국내 은행 중 제일 낮았다.

가장 공격적인 금리정책으로 우리은행 기업대출금 잔액은 9월말 기준 6월말(132.5조원) 대비 5%(6.6조원) 증가한 139.1조원을 기록했다. 분기 증가율 기준으로는 2008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5대 은행(하나은행 3.8%, 국민은행 3.1%, 신한은행 2.6%, 농협은행 1.5%) 중에서도 가장 가팔랐다. 

직접대출 외에도 난외 약정도 함께 늘려 나가고 있다. 지급보증을 포함한 3분기 난외항목 규모는 98.2조원으로 전분기 보다 5.1조원 늘었는데 약정 부문(79.9조원→84.8조원)에서만 약 5조원이 늘었다. 개인이 0.6조원 증가에 머무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기업부문에서 익스포져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PF 등 기업부채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우리은행 기업여신 확장 의지는 확고하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그룹 비전과 관련해 첫 번째 메시지로 핵심사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기반 확보를 위해 기업금융 지배력 확대를 주문했다.

임 회장은 “기업금융은 우리가 대표이자 최고라고 자부하던 분야로 올해는 우량자산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선제적인 리스크관리와 함께 시장에서 요구하는 혁신역량도 갖춰 기업금융 명가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에는 조직개편에서 IB그룹과 기업그룹을 CIB그룹으로 통합하고 기업의 투자금융 및 해외투자업무 지원을 확대하는 등 기업금융 성장에 전방위적 지원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