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고난도’ ELT 판매 중단…감독실패 책임론 부상
농협·하나 이어 국민·신한 판매 중지, 우리銀 검토 수수료이익 차질 예상 감독책임론 부상
[프레스나인] 시중은행이 주가연계신탁(ELT) 판매 중단을 잇따라 선언했다. 감독강화를 전제로 시행됐던 ELT 허용이라 감독책임론도 제기된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홍콩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해 "은행의 ELS상품 판매와 금융투자상품 판매 중단을 검토하겠다"는 발언 후 주요 은행들이 연이어 ELS 판매중단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이 가장 먼저 ELS 판매 중단을 발표한 이후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관련 상품판매를 정지를 선언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NH농협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원금 비보장형 ELS를 취급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ELS 판매가 정지된 상태다. 우리은행도 현재 판매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라임펀드 사태 이후 은행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가 금지됐다. 다만 은행장들의 요청으로 당국은 감독강화를 통해 기존 신탁 편입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판매는 허용했었다. 그러면서 ELT 비중이 높았던 국민은행만 2.3%의 수수료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기준 홍콩H지수 ELS의 총 판매 잔액 19조3000억원으로 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약 8조원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져 관련 후폭풍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DLF 사태 당시 금융당국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은행 판매금지 원칙설정에도 은행의 ELT를 허용하되, 매월 판매영업보고서를 징구해 분석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당국 차원에서 ELT에 대한 사전경고는 없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ELS 사태로 은행의 ELT를 허용해주면서 감독강화를 천명했던 당국의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