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화두 '부동산 PF 리스크'…"금융위기 때와 달라"
KB경영연구소, 미분양 아파트 감소 반면 PF 대출 잔액·연체율 증가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우량사업장 선별 통한 지원·정리 중요"
[프레스나인] KB금융그룹이 태영건설 사태로 재부각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를 주택시장 핵심 화두로 지목된 가운데, 최근 부동산 PF 리스크는 전반적인 시장 침체에 따른 것으로 과거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는 분석을 내놨다.
KB경영연구소가 지난 3일 ‘2024 KB 부동산 보고서’를 발간하며 부동산 PF 시장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주택시장은 PF 부실과 주택 공급 급감이 겹치면서 사업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현재 PF 리스크의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 경기 침체다. 경기 침체가 사업비 증가와 맞물리면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주택 경기가 호황으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단기간에 부실을 떨쳐내기는 쉽지 않다.
보고서는 현재 PF 리스크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부동산 PF 리스크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알렸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분양가 상한제 회피를 위한 주택 공급이 급증하면서 미분양 아파트 적체가 발생했다. 미분양 아파트 증가로 인해 건설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됐고, 이는 2010년 이후 PF 부실로 이어졌다.
반면, 최근에는 미분양 아파트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전국 기준 미분양 아파트는 전년 대비 6000가구 줄었다. 사업 진행에 문제가 생기면서 분양 물량이 줄어 미분양이 감소한 것이다. 미분양 아파트는 감소하고 있지만,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기준 1만857호로 2022년 말 대비 3000호가량 증가했다.
또한, 2022년 말 130조3000억원이던 금융권 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134조3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4조원 늘었다. 주택 경기 불황으로 신규 사업이 많지 않았음에도 PF 대출 잔액이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기존 사업 진행이 더뎌 건설사들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PF대출 연체율 역시 지난해 3분기 2.4%로 전년말(1.2%) 대비 2배 증가했다.
PF 대출 부실화 우려는 어느 정도 인지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건설사 부도가 현실화되면서 시장의 심리적 부담이 커졌다. 문제는 시장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오히려 자금을 경색시키고 PF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이 경직되면 우량한 사업장마저 사업진행이 어려워질 수 있어 이로 인한 PF 시장의 리스크가 급격하게 확대될 우려가 있다.
KB경영연구소는 부동산 PF와 관련해 위험요인을 받아들이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B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과거 금융위기 당시 주택경기 침체에 후행적으로 부동산 PF 리스크가 현실화됐다”며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우량사업장 선별을 통한 지원과 정리가 중요하다”고 말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