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찍은 은행株 ‘밸류업’ 약발 끝? PBR 여전히 업종 최저수준
3월 중순 최고점 대비 KB금융 13%, 신한지주 16% 조정 ELS배상 등 실적부진 전망 속 밸류업 동력약화 우려 영향
[프레스나인] 밸류업 기대감에 초강세를 보였던 은행주가 최근 ELS 배상 이슈와 총선결과에 따른 동력 약화 우려 등이 겹치며 제동이 걸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15일) 최고점을 찍었던 은행주가 최근 조정을 받으며 KRX은행 지수 기준 12% 넘게 하락 중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 주가가 같은 기간 각각 13%, 16% 하락했고, 하나금융(9.5%)과 우리금융(8.5%) 10% 가까이 떨어졌다. 올초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KB금융과 하나금융이 지난달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4대 금융지주 시가총액이 35%(64.1조원→87.1조원) 치솟는 등 대표적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 은행주가 제대로 수혜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홍콩 ELS 배상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은행들이 관련 비용 대규모 인식으로 1분기 실적 전망치가 시장기대치를 하회하고, 부동산PF 리스크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탓에 은행주가 발목이 잡힌 상태다. 여기에 총선결과에 따라 밸류업 프로그램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 나오며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여당 총선 패배 이후 첫 거래일인 11일 장초반 한 때 5%까지 하락했다.
은행주 주가 일정기간 조정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치지형 변화으로 밸류업 세제 지원 혜택 등 인센티브 지원여부가 아직 유동적이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주식시장 저평가) 해소에 대한 정책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은행주의 주주환원율 확대를 기대해 볼만하다. 또한, 은행주가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달 기준으로 PBR은 유틸리티(0.38배) 섹터를 제외하고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낮은 0.49배로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어 밸류업 효과를 더 누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주가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하나금융으로 11일 기준 올해 36% 상승했다. 시가총액 기준을 4.5조원이 증가했다. KB금융이 28%(시가총액 6.1조원) 올랐고, 신한 9%(1.8조원), 우리금융 6%(0.6조원) 순이었다.
올해 은행주 상승을 이끈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였다. KB금융 주식을 가장 많은 6150억원 순매수했고, 이어 우리금융 3445억원, 하나금융 2828억원, 신한금융 782억원 순으로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