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P-CAB 중국 적응증 확대 착수…HK이노엔 추격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1·3상 동시 착수…2023년 6월 역류성식도염 NMPA 허가 접수
[프레스나인] 대웅제약이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위식도역류질환 후보물질로 적응증 확대 임상에 나선다. 중국 P-CAB 시장을 선점한 HK이노엔을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 14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를 위해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의 1상과 3상 임상시험계획(IND) 동시 신청했다. 피험자는 각각 40명과 540명이다.
이번 임상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을 위해 기존 PPI 기반 약물들과 (클래리트로마이신, 아목시실린, 비스무스카, PPI 등 4제요법)과 펙수클루 기반 병용 요법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입증하는 연구로 진행된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1차 치료방법으로 클래리트로마이신, 아목시실린, PPI(프로톤펌프 억제제) 3제 병용요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중국은 해당 3제에 비스무스카 포함된 4제요법을 1차 치료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어, 펙수클루는 현지 치료방법에 맞는 4제병용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1상을 완료한 뒤 3상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1상과 3상을 동시 진행하는 것은 임상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3상의 예상 소요 기간은 승인일부터 약 25개월이다.
펙스클루의 중국 허가와 상업화 시기에 맞춰 적응증 확대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 대웅제약은 2023년 6월 NMPA에 미란성 역류성식도염 치료를 목적으로 펙스클루의 품목허가를 접수했다. HK이노엔 '케이캡'의 NMPA 심사 기간을 감안하면 펙스클루도 1년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캡은 2020년 12월 허가신청 후 2022년 4월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펙스클루는 십이지장궤양, 비미란성 역류성식도염 등 P-CAB의 다른 적응증에 대해서도 임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 가세…HK이노엔·케어파·상하이파마 등 4파전 양상
대웅제약의 가세로 중국 P-CAB 시장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현재 중국에서 허가를 획득한 P-CAB 약물은 3개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3개 약물이 적응증과 중국 보험급여 적용 여부가 차이가 있다.
중국에서 최초로 허가를 받은 P-CAB 계열 약물은 2019년 12월 다케다제약의 '다케캡(보노프라잔)'이다. 다케캡은 중국에서 역류성식도염, 재발성 식도염 유지 치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역류성식도염으로만 중국 보험급여가 가능하다. 다만 중국 내 일본 기업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매출이 저조한 상황이다.
HK이노엔은 '케이캡(테고프라잔)'으로 2020년 4월 P-CAB 두번째 중국 허가를 획득했다. 케이캡은 역류성식도염과 십이지장궤양의 적응증을 확보했으며, 지난해 12월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요법 적응증을 신청했다. 2023년 3월부터 역류성식도염으로만 중국 의료보험을 적용받고 있다. 보험가는 4.15위안(약 795원)이다.
중국 자체 개발 케어파 파마슈티컬스의 '케버프라잔'은 2023년 2월 역류성식도염과 십이지장궤양으로 중국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요법으로 1상과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케버프라진은 보험급여에서 두 약물보다 유리한 입지를 가지고 있는데, 2024년부터 중국에서 승인받은 P-CAB 가운데 유일하게 역류성식도염과 십이지장궤양 둘다 의료보험에 포함됐다. 보험가는 5.68위안(1088원)이다.
이밖에 상하이 파마슈티컬과 시노르다 바이오메디신은 2023년 2월 P-CAB 'X842'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제일약품도 자체개발 'JP-1366'로 지난 2월 중국 임상에 가세했다. 여기에 다케캡의 중국 특허만료가 2026년 앞두고 있어 수십개의 제네릭도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P-CAB이 중국에서 상업화 초기라 시장 규모는 아직 작지만 3조7000억원 규모의 PPI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3년 P-CAB 중국 시장 규모는 약 6억8497만 위안(약 1265억원)을 전년비 54.32% 증가했다. P-CAB은 늦은 약효발현 속도, 야간 산 분비 억제 한계 등 기존 PPI 제제의 단점을 개선한 약물이다. 위산에 의한 활성화 과정 없이 양성자 펌프에 결합해 빠르고 안정적으로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