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1%대 저금리사채 줄줄이 만기도래 ‘차환 이자부담’↑

5대 금융지주·은행 올해 8조 만기물량 대기, 리파이낸싱 금리 2%p 상회

2024-04-17     정재로 기자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프레스나인] 금융지주와 은행이 이전에 1%대 저금리로 조달한 채권의 만기가 올해도 잇따라 도래하고 있는 가운데 차환 과정에서 만기물량과 발행물량 간의 벌어진 금리 차로 인해 이자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제44회(2년·3년·5년물) 3000억원 무보증사채 발행을 통해 3년전 발행했던 32회차 사채 채무상환에 나선다. 발행금리는 대략 3.7%대 전후로 앞서 발행한 사채 이자가 1.38%와 비교하면 금리 차가 2%포인트(p)를 훌쩍 넘어선다. 은행권이 최근 고리금가 장기화되면서 벌어진 시장금리 차이로 차환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금융지주와 은행에서만 금리인상기 2022년 이전에 발행된 사채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만 약 8조원에 이른다. 당시 발행 평균금리는 은행채 1.75%, 금융지주채 1.92%로 현재 시점 차환에 나설 경우 과거 보다 약 2%p 만큼의 웃돈을 지불해야 하는 처지다.

국민은행과 KB금융이 올해 각각 1조8200억원과 6200억원의 사채 만기가 도래해 사채이자부담이 가장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농협은행(1조6500억원)와 농협금융(7400억원)이 다음으로 규모가 컸고, 이어 신한은행(5000억원)·신한금융(1조4900억원), 하나은행(2000억원)·하나금융(4300억원), 우리은행(3800억원)·우리금융(1000억원) 순이었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차환에 따른 은행권 이자비용 부담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5대 금융지주 기준 지난해 사채관련 이자비용은 7000억원에 달하며 전년대비 20% 가까이 상승했는데, 2020년 6.5% 증가, 2021년 6.5% 감소, 2022년 7.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지는 등 올해까지는 고금리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여 차환으로 인한 은행권 이자부담은 계속해서 늘어 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