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탈환한 신한은행, 해외 시장도 순항…'동남아은행' 효자

4대 국내은행 중 글로벌순익 1위 일본·카자흐스탄↑, 중국·미국↓ 인도 학자금 대출기업 '크레딜라' 지분투자

2024-05-17     박수영 기자

[프레스나인] 올해 1분기 리딩뱅크 타이틀을 탈환한 신한은행이 해외에서도 호성적을 거뒀다. 특히 현지에서 외국계 은행 1위 입지를 다진 신한베트남은행을 필두로 한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1분기 글로벌 부문 당기순이익을 비교한 결과 신한은행이 2137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신한은행의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23%를 차지하는 비중으로 지난해 1분기(16.1%)를 크게 상회한 수준이다. 신한은행 10개 해외법인이 거둔 순이익도 1401억원으로 전년 동기 1298억원과 비교하면 7.9% 증가했다.

글로벌사업의 중심을 잡고 있는 신한베트남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66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676억원에서 소폭 하락했다. 해외법인 순이익 가운데 신한베트남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47.4%로 과반수를 넘었던 지난해(52.1%)보다 줄었다.

베트남 시장의 의존도가 줄어든 만큼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등 다른 동남아 지역에서 재미를 봤다. 신한캄보디아은행과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억원, 87억원 증가했다. 특히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1년사이에 적자(-15억원)에서 흑자(74억원)로 전환됐다.

신한은행은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연 5%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인 인도네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신한은행은 현대캐피탈과 인도네시아 여신전문회사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 3월에는 인도네시아 핀테크 기업인 다나와 제휴를 맺고 디지털 대출 시장에 진출했다. 

과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이끈 일본 법인 SBJ은행은 32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SBJ은행은 신한베트남은행에 이어 국내 금융회사 중 해외법인 2위 은행이다. 진 회장은 2014년 SBJ은행 법인장, 2015년 SBJ은행 사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SBJ은행은 기업금융 자산 성장을 통해 수익 다변화와 수익성 증대에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이외에도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이 지난해 57억원에서 올해 192억원의 순이익으로 가장 큰 상승폭을 그렸다.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의 호실적은 러우 전쟁 장기화로 인한 한국계 기업 자산 유치 효과로 해석된다.

반면, 중국, 캐나다, 미국 법인에서는 큰 폭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아메리카신한은행(-21억원)은 10개 해외법인 중 유일하게 적자를 봤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 해제, 러우 전쟁 등 지정학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신한은행은 지난해 미국 감독당국 제재 반영으로 인한 일시적 적자 전환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해외법인 확장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인도 학자금 대출기업인 HDFC 크레딜라와 1억8000만달러(약 25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인도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는 국내 금융사 중 최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베트남에 진출해 성과를 거둔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 시장에서 선제적인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자료/신한은행 1분기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