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 시중은행 됐는데 주가는 왜 빠지나?

2024-05-17     나한익 기업분석전문기자(AICPA)

[프레스나인] DGB대구은행이 창립 56년만에 시중은행으로 새 출발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에 대비해 사명도 대구은행의 뱅킹 앱 이름인 'iM뱅크'로 바꾼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정례회의를 열어 대구은행에 대한 시중은행 전환 인가 안건을 의결했다. 대구은행이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하면서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탄생했다. 

표면적으로 전국구 영업이 가능해진 DGB대구은행의 성장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PBR 0.2배에 불과한 DGB금융지주의 주가는 ‘밸류업’으로 강세를 보인 다른 시중은행들과 달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금까지 지점 진출이 제한됐던 충청, 강원을 포함해 전국에 3년간 14개의 영업점을 신설할 계획이다. 현재 대구은행은 국내에 200개 지점을 두고 있다. 그 외 지역에는 경기·부산 각 5개, 서울·경남 각 3개, 인천·대전·울산에 각 1개씩을 지점을 운영 중이다.

지방은행도 수도권 영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방은행들은 수도권에 영업점을 신설하기 보다는 외부 핀테크 기업과 연계를 통해 수도권 시장에서 대출자산을 늘려왔다. 카카오페이, 핀크, 핀다, 토스 등 대출 비교 플랫폼에는 지방은행이 모두 입점했다. 반면 5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NH농협)은 일부만 입점해 있다. 대규모 고정비용이 들어가는 영업점을 신설하는 것이 부담이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중은행이 된 대구은행은 금융당국의 기대에 걸맞은 ‘메기’역할을 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오프라인 영업점을 늘릴 것으로 예측된다. 어느정도의 대출자산 규모가 만들어지기 이전에는 새로 진출한 지역에서 급격히 늘어난 고정비용을 넘어서는 이익을 단기간에 창출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DGB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상대적으로 낮은 11.1%에 불과하다. 보통주자본비율이 최소 12%는 넘어야 정상적인 배당이 가능하다. 주주 입장에서만 본다면 PBR이 0.2인 은행이 자본을 주주에게 돌려주지 않고 언제 돈이 될지 모르는 대출자산 성장에 쓰겠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다. 

시중은행 전환으로 공격적인 대출자산 성장을 하게 된다면 DGB금융지주가 보통주자본비율을 12% 이상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수년이 걸려도 달성이 안될 수도 있다. 이제 배당에 대한 기대치는 대폭 낮추어야 할 것이다. ‘밸류업’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사진/DGB금융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