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vs 신한’ 시총 격차 8조 역대 최대…사모펀드 매도 영향

KB 주가 밸류업 훈풍에 파죽지세…10년만 9조 열세에서 8조 우위로 대반전

2024-05-17     정재로 기자
자료/한국거래소

[프레스나인] KB금융이 신한금융 시가총액을 약 8조원가량 따돌리며 리딩금융 쟁탈전에서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다. 밸류업 프로그램 호재를 고스란히 흡수한 KB금융과 달리, 신한금융은 올처 글로벌 사모펀드 매도세에 발목이 잡히며 시총 격차가 확대됐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리딩금융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시가총액 격차가 32.4조원대 24.8조원으로 약 8조원으로 벌어졌다. 이는 KB금융이 신한금융 시가총액 우위를 점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최대 격차다. KB금융이 신한금융에 9.4조원까지 뒤처졌던 2014년(9월)과 비교하면 10여년 만에 시총 17조원을 뒤집고 대역전극을 펼친 셈이다.

시가총액 격차를 가른 요인은 밸류업과 오버행 이슈다. 지난해 연말까지 KB금융이 상생금융 압박과 홍콩ELS 손실 이슈에 직격탄을 맞으며 주가가 횡보하는 사이 신한금융이 하반기 실적 회복세를 타며 시총 격차가 한 때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주식시장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동을 예고하면서부터 시총이 엇갈렸다. 금융 대장주로 평가받는 KB금융이 밸류업의 가장 큰 수혜를 입으며 올해 거래소 장상 이래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최근에는 금융주 최초로 거래종목 상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신한금융은 올초부터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상승세를 틈타 차익실현에 나서며 탓에 밸류업 효과가 반감됐다. 2020년 10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신한금융 신주 3913만주를 취득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EQT프라이빗캐피털(옛 베어링PEA)이 올해 약 2000만주를 매도했다. 2019년부터 경영에 참여한 IMM프라이빗에쿼티 388만주, BNP파리바 1870만주 매각 등 올해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리스크가 불거졌다.

결국 KB금융 시총이 올해에만 50% 가까이 수직상승하는 사이 신한금융은 사모펀드 걸림돌로 절반에도 못미치는 20% 상승에 그쳤다. 실제로 은행주 상승을 이끈 외국인투자자 비중의 경우 KB금융이 올해 72%에서 76.8%로 4.8%포인트(p) 오른 사이 신한금융은 60.2%에서 61.2%로 1%p 상승에 머물러 오버행 우려에 외국인투자자 유입이 제한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올초 글로벌 사모펀드 물량이 상당부분 해소된 만큼 향후 오버행 부담은 크게 덜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