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밸류업 중단하라]①KBㆍ신한ㆍ하나, 밸류업으로 최고가… 서민은 울고 외국인은 웃는다

2024-05-18     나한익 기업분석전문기자(AICPA)

[프레스나인]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은 증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다. 하지만 밸류업의 최대 수혜주가 은행이라는 것은 개탄스럽다.

국내 시중은행은 이미 외국인에게 그 주권이 넘어간지 오래다. 리딩뱅크라 불리는 KB금융지주의 외국인 주주 비중은 무려 77%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61%와 70%다.  

국가의 보호 속에서 국민을 상대로 손쉬운 ‘이자 장사’를 하는 은행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빌미삼아 외국인 주주들에게 배당을 마구 퍼주려 한다.

금융지주들의 주인인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배당을 늘려주기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금융지주들은 여론의 눈치를 보며 항상 외국인 주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배당을 해왔다. 금융당국도 경기하강국면에서 예측할 수 없는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마구잡이 배당이 바람직 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업은 국가의 보호를 받는 특수한 규제 산업이다. 제한적인 경쟁구도 속에서 매우 손쉽게 돈을 버는 산업이다. 다시말해 은행의 자본은 국가가 만들어 준 것이고 주주들만의 것은 아니다. 외국인에게 퍼주기 위해서 국가가 보호를 하면서 자본력을 키워준 것은 아닐 것이다. 

국내 은행산업은 소수의 은행들이 시장을 장악한 과점 체제다. 국내에는 시중, 지방, 인터넷 그리고 특수은행을 포함해 겨우 20개의 은행이 있는데 작년에 이들이 거둬들인 이자수익이 무려 149조원에 달한다. 기준금리가 바닥이었던 2021년의 66조원에 비해 무려 125% 늘었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의 이자수익은 같은 기간 약속이라도 한듯이 119%, 118%, 134% 늘었다. 이자 상승기에는 경쟁이 붙기 마련인데 이번 금리 상승기에는 담합이라도 한 듯 이자 수익이 골고루 늘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지금 우리 은행업에 필요한 것은 경쟁을 유도해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지 외국인 주주들을 배불리는 배당 확대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것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다른 지방은행들도 산업자본에 대한 규제를 풀어서라도 시중은행으로 전환 하는 것을 적극 추진 해야한다. 

서민들은 높아진 금리에 허덕이고 있다. 부동산 활황기에 어쩔수 없이 ‘영끌’을 했던 3040세대는 피눈물을 흘리는데 그 피눈물로 만들어진 은행의 자본을 외국인 주주에게 가져다 바치려는 지주 회장님들은 다시 한 번 무엇이 국가경제를 위한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