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밸류업 중단하라]③ KB금융 신한지주 ROE 10% 공약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도전?

밸류업 한다고 은행권 갑질과 독과점 횡포 용인할 것인가? 모든 지방은행 시중은행으로 전환되야

2024-05-22     나한익 기업분석전문기자(AICPA)

[프레스나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은행권의 갑질과 독과점 횡포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경쟁 체제로의 전환을 시사한 이래 첫 가시적인 조치는 지방은행인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었다.   

이런 와중에 KB금융 양종희 회장과 신한지주 진옥동 회장은 8%대 초반인 ROE를 10%로 끌어 올리겠다고 뉴욕 IR에서 공약했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독과점을 체제에 전혀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발언으로 해석 될 수 있다.

양 회장은 ROE를 높이는 방안으로 해외사업 비중 확대를 언급했다. 해외 사업에 잉여 자본을 투여 하겠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 하다. 하지만 그동안의 해외사업 확장 실적으로 판단하자면 이번에도 쉽지 않아 보인다. ROE를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에서 경쟁 회피를 해야만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ROE 10% 공약은 업계 랭킹 1위와 2위 금융지주 회장들이 외국인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무관하게 금융카르텔은 유지될 것이고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단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카르텔 해체에 성공한다면 국가 경제 체질을 ‘밸류업’ 하는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지금과 같은 독과점 체제에서는 돈이 필요한 곳으로 돈을 보내는 자본배치(capital allocation)라는 은행의 순기능이 작동할 수 없다.  

독과점 체제를 즐기는 은행들은 위험이 없고 비생산적인 부동산 담보대출에 취해 있다. 가치창출을 하는 기업대출에는 매우 까다로운 은행들이 부동산 담보대출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쉽게 내주는 행태를 보여왔다. 기업인이라면 ‘비오는 날 우산을 뺏는다’는 은행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경쟁 구도가 만들어져야 은행이 위험자본의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도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 독과점의 폐해를 정확히 지적하고 금융카르텔 해체를 약속했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끝이 아닌 시작이길 바란다.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해 다른 지방은행들도 시중은행으로 전환해 은행간의 경쟁을 유도해야 서민경제가 ‘밸류업’될 것이다. 

금산분리 규제 완화가 빠른 시일내에 불가능하다면 BNK금융지주를 10%이상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과 JB금융지주를 14%이상 보유하고 있는 삼양사가 일부 지분 매각하도록 유도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길을 열어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BNK금융지주가 지배하고 있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합병해 더욱 덩치를 키워 시중은행으로 전환한다면 제대로 된 '메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은행을 합병했을 경우 자본총계가 9.1조원이 된다. 대구은행 보다 덩치가 두 배 큰 은행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