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밸류업 중단하라]⑤ “아들아, 의사 하지 말고 은행원 해라”

KB금융지주 2023년 평균 연봉 1억9100만원 하나은행 2023년 남성 평균 연봉 1억4300만원 페이닥터 2020년 평균 연봉 1억원

2024-05-28     나한익 기업분석전문기자(AICPA)

[프레스나인]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기준 일반의 중 봉직의(페이닥터) 평균 연봉이 약 1억원 이었다. 같은해 레지던트의 평균 연봉은 7280만원 이었다.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일반의 중 개원의는 같은해 2억원을 벌었다. 

2023년 4대 금융지주의 평균 연봉은 1억7000만원을 넘어섰다.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연봉도 1억 2000만원에 육박한다. 남자 은행원의 평균 연봉은 약 1억3400만원이다.

시점의 차이를 감안해 봉직의 연봉이 연3~4% 성장 했다 가정해도 은행 연봉을 따라가지 못한다. 개원의 연봉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개원의는 자기 자본을 투자한 사업가들이니 비교 대상이 될 수는 없다. 그렇지만 KB금융지주의 평균연봉은 1억9100만원으로 개원의 부럽지 않다. 

의사는 희망퇴직이 없으니 은행원 보다 더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50대 은행원에게 희망퇴직은 축복이다. 많게는 10억원씩 챙겨서 나간다. 일하지 않고도 정년까지 억대 연봉을 챙기는 것이다. 은행은 서민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진정한 ‘신의 직장’이다.

고물가로 올해 1분기 가계 실질소득이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실질소득은 줄어들고 있는데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원들은 의사 보다 높은 소득을 즐기고 있다.       

그런데 의사는 우리 사회가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지만 인터넷은행이 보여주었듯이 은행원은 없어도 큰 문제가 없다. 사회가 필요로 하지 않는 직업군에 평균 연봉을 1억2000만원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독과점 체제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은행권의 갑질과 독과점 횡포 등을 강하게 비판하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카르텔 해체에 성공한다면 국가 경제 체질을 ‘밸류업’ 하는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독과점 체제에서 4대 시중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그리고 우리은행이 경쟁을 회피해 순이자마진(NIM)을 높이겠다고 마음 먹으면 서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이미 과거와 다르게 이번 금리 상승기에 이들은 경쟁을 자제하면서 사이 좋게 막대한 이자수익을 챙겼다. 2023년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의 이자수익은 기준금리가 바닥이었던 2021년 보다 119%, 118%, 134%, 124% 늘었다. 

이런 와중에 KB금융 양종희 회장과 신한지주 진옥동 회장은 8%대 초반인 ROE를 10%로 끌어 올리겠다는 공약을 뉴욕 IR에서 했다. 서로 경쟁을 회피해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인데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무관하게 금융카르텔은 유지될 것이라고 단언 한 것이나 다름없다.   

지주 회장들은 순이자마진이 아니라 수수료 수익을 높혀 ROE를 끌어 올리겠다고 한다. 수수료 수익도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이자를 높이는 대신 수수료를 더 받는 것은 서민들을 위하는 방안인지 되 묻고 싶다.  

‘밸류업’에 관심이 쏠리면서 은행의 독과점 이슈가 묻혀버렸다. 오히려 주가를 올리기 위해서 은행이 독과점 체제를 이용해 더욱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공약하는 지주사 회장들의 발언이 매우 우려스럽다.     

자료/4대 은행, 4대 금융지주, 통계청